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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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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불이 나갔다.

오래된 변압기를 새 것으로 교체했다.

 

새것이 불량이라

하루 종일 컴퓨터, TV, 가스, 난방, 냉장고들이

억지로 쉬는 시간!

 

어두움이 빈방에 홀로

찾아 들어 적막을 기도의 시간으로

꾸린다.

 

게으른 촛불 하나

탁자 위에 두니

살포시 눈 감고

상념을 사방으로 나른다.

 

초점에서 떨고 있는

삶의 흔적들은

눈물로 고여서

흘러넘친다.

 

심지가 작았다면

넘치지 않을 눈물이

가다듬는 손길 따라

방안에서 흔들리며

그렁그렁 울고 있다.

 

외로움이란!

견고한 자기를 녹여도 아무도

눈여겨보는 이가 없을 때다.

 

촛불 속에서

변압기가 가동되고

늙은 전구 하나가 퍽- 소리 내며

기절한다.

 

그래서 적막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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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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