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수필 - 어머니와 어머이
2018.05.12 07:55
1
“어머니!”하고 부르면
낯선 사람 같고
“어머이!”하고 부르면
우리 엄마 같다
2
“어머니!”하고 부르면
서울 시어머님 같고
“어머이!”하고 부르면
갱상도 우리 어머이 같다
3
“어머니!”하고 부르면
모른 척 그냥 갈 것같고
“어머이!”하고 부르면
홱 돌아 보고 반길 것같다
고향 마산에서는 어머니를 “어머니!”라 부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어무이!”라 부르지도 않는다.
꼬리를 약간 길게 끌며 “어머이-“ 하고 부른다.
도시와 깡촌 중간쯤의 소도시라 그런가 하고 생각해 본다.꽃집도 선물집도 ‘어머니 날’이라 바쁘다.
식당 예약 전화 벨 소리도 연이어 진다.
세상에서 나만 할 일 없고 나만 고아가 된 기분이다.
내 딸은 나를 위해 한 달 전부터 질문도 많고 맛집을 찾는지 멋진 장소를 찾는지 인터넷 리서치 하느라 바쁘다.
엄마의 위치보다 아직도 딸의 위치에 머무르고 있는 나.
나도 어머니 날에는 좀 바빠지고 싶다.
다시금 “어머이-“하고 꼬리 길게 끌며 소리쳐 부르고 싶다.
“아이구! 왔나?”하고 반겨줄 목소리가 그립다.
비록 노인 아파트 원 베드룸이 이승의 마지막 집이었지만, 어머님 계신 그 곳이 ‘나의 집’이고 ‘마음의 고향’이었다.
이 글을 쓰겠금 마중물이 되어준 김완기 시인의 <느낌>을 조용히 되뇌어 본다.
- “엄마!” 하고 부르면/ 응석 부리고 싶고
“어머니!” 하고 부르면/ 업어 드리고 싶다 -
오늘, 나도 같은 ‘느낌’이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88 | 새벽 꽃시장 | 지희선 | 2007.12.23 | 827 |
787 | 수필 - 멀고 먼 알라바마 | 서경 | 2018.08.25 | 822 |
786 | 눈물은 성수입니다(후기가 있는 마지막 수정본) | 지희선 | 2010.09.15 | 821 |
785 | 함께 나누고 싶은 동시(발표문) | 지희선 | 2008.11.20 | 790 |
784 | 시가 있는 수필 - 램프의 시/유 정 | 지희선 | 2010.09.15 | 782 |
783 | 4기 독서 지도사 봄 학기를 마치며(발표문) | 지희선 | 2009.06.07 | 782 |
782 | (포토 에세이) 달맞이꽃 - 사진/김동원 | 지희선 | 2012.10.02 | 778 |
781 | 윤동주- 삼행 시조 | 지희선 | 2008.08.03 | 778 |
780 | 가난 속에 핀 꽃들 | 지희선 | 2008.07.30 | 775 |
779 | 더불어 사는 삶 | 지희선 | 2010.01.11 | 769 |
778 | 배터리가 다 된 줄 어떻게 아는가? | 지희선 | 2010.07.07 | 752 |
777 | 꿈의 소궁전 | 지희선 | 2007.04.18 | 751 |
776 | 지희선 수필선 12편(수정본) | 지희선 | 2012.11.02 | 745 |
775 | 65. 고지게 다나가고 - 띄어쓰기 | 지희선 | 2011.11.13 | 745 |
774 | 시조 - 산타 모니카 해변에서* | 지희선 | 2007.12.22 | 740 |
773 | 라일락 꽃 향기에 | 지희선 | 2007.12.23 | 733 |
772 | 글쓰기 공부 - 묘사 | 지희선 | 2011.11.13 | 722 |
771 | 산 개울 | 지희선 | 2010.04.07 | 715 |
770 | 포토 시 - 한 송이 꽃 | 서경 | 2018.08.08 | 714 |
769 | 61.노루모액 아세요? | 지희선 | 2011.11.13 | 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