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 새벽놀
2019.10.08 22:41
달리던 길 멈추고 새벽 하늘을 본다.
동터 오는 새벽 하늘에 번진 노을이 범상치 않다.
색도 오묘하고 형상도 기이하다.
힘찬 나래짓하며 내려 오는 성령의 비둘기 같다.어찌 보면, 불을 뿜으며 하늘로 차오르는 용의 모습도 연상케 한다.
나는 달릴 생각도 않고 오랫동안 올려다 보았다.
멈추어 서서 생각에 잠기는 동안, 상상은 때를 만난 듯 나래치며 하늘로 오른다.
정녕, 노을은 아름답다.
지는 저녁놀도 아름답고 떠오르는 새벽놀도 아름답다.
노을이 아름다운 건 색색의 어우러짐 때문이다.
오직 한 색만을 고집한다면 어찌 저 찬란한 풍경을 자아낼 수 있을까.
우리도 함께 가자.
제각금 등불 하나 켜 들고 같이 가는 거다.
함께 가며, 우리를 빛나게 해 주는 분.
보이지 않는 태양과 같은 그 분을 기억하는 거다.
밀물처럼 차 오르는 내면의 기쁨.
그 하나로 오늘 하루를 견뎌 보자는 거다.
삶은 견디는 것이라기에......
그러는 사이, 태양은 뜨고 질 것이며 노을은 무변광대한 하늘에 아름다운 수를 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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