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 오리 두 마리
2020.04.28 15:35
흔히들,
사랑은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한 방향을 함께 바라보는 거라고 한다.
하지만,
한 방향을 함께 바라 보고 간다 하더라도
적당한 거리감은 있어야 한다.
사원의 두 기둥이 지붕을 떠 받들 듯이.
또한,
서로의 온도 조절도 좀 해야 한다.
한 사람은 용광로처럼 뜨거운데, 한 사람이 미지근 떱떱하다면 그 사랑은 오래 가기 힘들다.
왜냐 하면,
한 사람이 늘 사랑에 허기지기 때문이다.
같은 방향을 잡고, 적당한 거리에, 온도까지 비슷하게 맞추려면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마치,
가느다란 가지가 아름드리 성목이 되기까지 나이테를 만들어 가듯이.
조금 더 너그럽고 폭 넓은 가슴을 가진 사람이 한 발짝 먼저 다가가야 할 일이다.
참사랑은 밀당놀이가 아니다.
‘섬김의 마음’이요, ‘배려의 마음’이다.
‘상한 갈대’끼리 서로 끌어 안고 서걱이며, 바람에 함께 흔들리는 것이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 어디 있으며, 요람에서 흔들리지 않고 크는 애기 어디 있으랴.
우리는 모두 결핍이 많은 ‘상한 갈대’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애기들이다.
생떽쥐베리의 말처럼,
‘고독하기 때문에 필요한 것은 사랑이고, 외롭기 때문에 필요한 것은 사람’이다.
참사랑은 누구나 갈망하지만, 모두가 가질 수 있는 보석이 아니다.
쉽고도 어려운 사랑, 그 영원한 주제.
달리다,
멈추어 선 호숫가에서 헤엄치는 두 마리 오리를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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