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3(일) 맑다가 흐리다가

2013.02.19 12:55

지희선 조회 수:213 추천:46

릴리가 새끼 일곱마리를 낳았다.

릴리는  연한 갈색 치와와다.

우리집에 온 지가 벌써 3년이 지났는데도 한번 안아보지도 못한 강아지다.

함께 온 두 마리는 덥석 안기는데, 릴리는 언제나 빙글빙글 맴돌기만 하고 가까이 오지를 않는다.

그렇다고 영악스럽게 짖는 법도 없고 있는 둥 마는 둥 조용하게 지낸다.

덥석 안기지 않아 남편한테서도 별로 사랑을 받지 못했는데, 이렇게 혼자서 일곱 마리나 새끼를 낳았다.

너무 미안했다.

보통 만삭이 되면 거실에 들여놓고 특식도 먹이고 특별대접을 하는데, 릴리는 그런 대접도 받지 못한 채 혼자서 조용히 새끼를 낳은 것이다.

우리는 부랴부랴, 자리를 만들어 거실에다 들였다.

새끼들이 영악스럽게 젖을 빨아재껴도 조용히 내려다 보기만 하는 릴리.

그런 릴리를 나도 오랫동안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릴리, 너는 정말 좋은 엄마야. "

새끼들이 대신 대답을 해주듯 옹알이가 제법 시끄럽다.

흰 바탕에 갈색 점박이가 세 마리, 나머지는 갈색 바탕에 흰 점박이가 두어 개 잇는 갈색톤 치와와다.

새끼는 다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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