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김 남 조

        새와 나,
        겨울 나무와 나,
        저문날의
        만설과 나,
        내가 새를 사랑하면
        새는 행복할까
        나무를 사랑하면
        나무는 행복할까
        눈은 행복할까

        새는 새와 사랑하고
        나무는 나무와 사랑하며
        눈송이의 오누이도
        서로 사랑한다면
        정녕 행복하여라

        그렇듯이
        상한 마음 갈피갈피
        속살에 품어주며
        그대와 나도 사랑한다면
        문득 하느님의 손풍금소리를
        들을지 몰라
        보석의 귀를
        가질지 몰라

* 김남조 *
1927 대구 출생
서울사대 국어교육과 졸업
1950 <<연합신문>>에 시 <성숙>, <잔상> 등을 발표하면서 등단
자유문인협회상, 오월문예상, 서울시문화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예술원상 등 수상

국민훈장 모란장 받음. 숙명여대 교수 역임.
한국시인협회 회장 역임.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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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하느님의 손풍금소리를 들을지 몰라, 내가 그대를 사랑한다면. 아니 그대가 나를 사랑한다면 그대의 귀에 하느님의 손풍금소리 들을 수 있게되기를 더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솔직한 표현입니다.
뜨락이 후끈 달아올라 온도계를 꽂고 측정해 보고싶어요. 온갖 꽃들이 새들이 아주 작은 풀잎까지도 이 봄엔 사랑의 불꽃으로 염치없이 모두가 사랑에 빠졌어요. 요염한 자태로 교교한 목소리로 서로들 사랑하고 있어요. 아름다운 봄날, 이봄이 다 가기전 저들 속에 파묻쳐 우리 사랑을 배워요. 하나님의 손풍금소리를 들을 수 있을테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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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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