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끝을 굴려라(문학산책 2008)
2009.05.10 14:56
혀끝을 굴려라
조옥동
붉은 입술을 에둘러
이리저리 세치의 새빨간 혀끝 밀고 당겨 여닫는
작은 대문에 매달린 잠글 쇄 허약해 부서지고
튕겨난 말들이
누각에 올라 세상을 향해 배설을 하면
천둥 번개 내려 쳐 홍수 질 가 두렵다
나와 너의
혀끝이 굴러 간다
말꼬리 잡히어 허둥대는 모습을
물끄러미 내려 보는 하늘은
눈감고 귀 막아도 편치 않아
투명한 가슴에 큰 불덩이 날마다
하나씩 불붙여
시간을 태운다
화산의 입으로 용암이 흐른다
언어의 강이 끓어 넘친다
불이 불을 삼키고
끝에는 식어버릴 불덩이들
굴려라 혀끝을 돌돌
말아 멀리 멀리 돌팔매 치게
뼈는 삭아지고 살은 흙이 된 무덤 위에
뭇 별들 내려와
살아서 숨 쉬는
몇 개의 언어를 줍는다, 채집한다
조옥동
붉은 입술을 에둘러
이리저리 세치의 새빨간 혀끝 밀고 당겨 여닫는
작은 대문에 매달린 잠글 쇄 허약해 부서지고
튕겨난 말들이
누각에 올라 세상을 향해 배설을 하면
천둥 번개 내려 쳐 홍수 질 가 두렵다
나와 너의
혀끝이 굴러 간다
말꼬리 잡히어 허둥대는 모습을
물끄러미 내려 보는 하늘은
눈감고 귀 막아도 편치 않아
투명한 가슴에 큰 불덩이 날마다
하나씩 불붙여
시간을 태운다
화산의 입으로 용암이 흐른다
언어의 강이 끓어 넘친다
불이 불을 삼키고
끝에는 식어버릴 불덩이들
굴려라 혀끝을 돌돌
말아 멀리 멀리 돌팔매 치게
뼈는 삭아지고 살은 흙이 된 무덤 위에
뭇 별들 내려와
살아서 숨 쉬는
몇 개의 언어를 줍는다, 채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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