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이 문인이 되려면

2006.08.13 16:16

조만연.조옥동 조회 수:565 추천:62

                          문인이 문인이 되려면

                                                      
  미주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규모가 큰 해변문학제가 성황리에 끝났다.  올해로 열아홉번째를 맞은 해변문학제는 어느 때보다 참가인원이나 내용면에서 성공적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이번 행사의 주관단체인 재미수필문학가협회의 회장인 필자로서는 큰 기쁨이자 보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대회가 잘 치러지도록 참석해주신 선후배 및 동료문인과 문학동호인들 그리고 봉사자들의 수고에 주최측을 대표하여 깊은 감사를 드린다.  또한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펴준 한국일보사 및 라디오서울의 후원과 재정적으로 도움을 준 후원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무엇보다도 초청강사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  지명도에 비해 낮은 처우와 바쁜 일정에도 흔쾌히 초청에 응해준 연개소문, 대조영의 작가 유현종 소설가, 현재 한국 3대 여류수필가 중에 하나인 유혜자 선생님, 중앙대 문과대학장을 역임한 평론가 이명재 명예교수, 목포대 인문대학장과 사회개발대학원장을 역임하고 국문과 교수로 재직중인 허형만 시인, 네 분의 강사는 이번 대회의 일등공신이다. 대회를 마치고 그분들과 이곳 문인들, 모두 17명이 비록 여행사를 이용했어도 3박4일동안 함께 문학기행을 가진 것은 두고두고 추억에 남을 값진 시간이었다.

  미주의 문학단체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문학행사를 갖는 목적은 크게 두가지 를 담고 있다. 하나는 아직도 한국문단에 비해 뒤떨어지고 있는 문학정보와 지식을 한국의 강사들을 통해 수혈받기 위함이며 두 번째는 서로 다른 지역이나 단체에 속한 문인들을 만나 화목을 다지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함이다. 미주문인들의 자질이나 실력은 한국의 문인들에 결코 뒤지지 않지만 그 활동범위가 좁아 자극을 받지 않는 관계로 자연 창작의욕이 감퇴되고 결국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각 문학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문학수업은 이러한 부족을 보완하기 위한 고육책이지만 매우 미흡한 실정인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문학 강의나 세미나에는 어떤 단체에서 주최하든 열심히 참석하는 것이 누구보다도 문인 자신의 개발을 위해 유익한 일이다.  그럼에도 다른 단체에서 갖는 좋은 강의나 세미나에 무조건 거부감을 갖는 일부 편협한 문인들을 보게 되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들로부터는 더 이상 문학적 진보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해도 과히 틀리지 않을 것이다.

  모든 문학단체는 공생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단체는 서로 경쟁할 수 있고 또 그 단체장끼리 사이가 원만치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해당 단체장간의 개인적인 문제이지 소속 회원까지 적대관계를 갖는 것은 폭력조직원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문인은 어느 문학단체에 속해있든 서로 친구이자 동료이어야 한다.  문인은 누가 뭐라 해도 하나가 되어야 한다.  문인은 늘 세상을 향해 마음을 활짝 열어놓고 있어야 한다. 닫힌 가슴, 좁은 마음에서 좋은 글이 나올 리가 없다.

  이달 하순경 미주문단의 맏형격인 미주한국문인협회가 연례행사인 문학 강좌를 마련해 놓고 있다.  오는 8월26, 27일 양일간 L.A.근교 팜 스프링스에서 여름문학캠프를 갖는데 마종기 시인과 계간 ‘문학나무’ 발행인 황충상 소설가가 주강사로 초빙되었다. 문인이 하나가 되려면 서로 동질감을 느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문학적 소양과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되는데 문학 강좌에 많이 참석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문학 강의가 그런 취지로 열리는 만큼 많은 문인과 문학동호인이 참석하면 좋겠다.  문인이 본분인 문학공부나 창작활동은 제쳐두고 그냥 친선모임이나 행사 같은 데만 관심을 가진다면 어찌 진정한 문인이 될 수 있겠는가.
        

                                          (8월 12일자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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