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이어 온 땅에
2004.01.17 18:15
<2002년 미주중앙일보 송년시>
소망이여 온 땅에
조옥동
어지럽게 흩어진 시간들 줄을 서 퇴장한다
빠져나갈 출구는 하나
열기를 주저하는 섣달 그믐 두려움의 문
바래고 구겨진 영광의 깃발 내리고
낡은 허울 던져버린 이 길은 순리로 통하는 길
젊음의 함성 붉게 타오르던 광장에도
풀꽃처럼 짓밟힌 영혼 촛불로 밝힌 거리에도
맨 몸에 불을 붙여 산화하던 분노의 바리케트 위에도
한 해의 끄트머리 핏빛으로 노을은 지는데
세월이 삼켜 버린 그 날들 반납할 수 없기에
회한과 겸손의 두 손 우러러 기도로 닿는 하늘이 있다.
봄여름 겨울까지 바쁘게 연출한 회전무대의 막이 내린다
화려한 대사는 멎고, 이어지는 침묵
슬픔과 눈물 없이 설 수 있던 생명이
전쟁과 죽음 없이 쟁취한 자유와 평화가
희생과 고통 없이 얻어진 사랑이
터진 상처 하나 없이 열매 맺는 나무 있느냐고
처연한 눈빛만 가슴을 뚫는다.
창(窓)밖에 사랑의 서정이 별빛으로 내리는 이 계절
미움과 부정 교만과 거짓의 패자들 고통의 멍에를 풀고
믿음과 진실 화해와 회복의 승(勝)자가 되는
소망이여! 온 땅에 햇살처럼 샘물처럼 .....
소망이여 온 땅에
조옥동
어지럽게 흩어진 시간들 줄을 서 퇴장한다
빠져나갈 출구는 하나
열기를 주저하는 섣달 그믐 두려움의 문
바래고 구겨진 영광의 깃발 내리고
낡은 허울 던져버린 이 길은 순리로 통하는 길
젊음의 함성 붉게 타오르던 광장에도
풀꽃처럼 짓밟힌 영혼 촛불로 밝힌 거리에도
맨 몸에 불을 붙여 산화하던 분노의 바리케트 위에도
한 해의 끄트머리 핏빛으로 노을은 지는데
세월이 삼켜 버린 그 날들 반납할 수 없기에
회한과 겸손의 두 손 우러러 기도로 닿는 하늘이 있다.
봄여름 겨울까지 바쁘게 연출한 회전무대의 막이 내린다
화려한 대사는 멎고, 이어지는 침묵
슬픔과 눈물 없이 설 수 있던 생명이
전쟁과 죽음 없이 쟁취한 자유와 평화가
희생과 고통 없이 얻어진 사랑이
터진 상처 하나 없이 열매 맺는 나무 있느냐고
처연한 눈빛만 가슴을 뚫는다.
창(窓)밖에 사랑의 서정이 별빛으로 내리는 이 계절
미움과 부정 교만과 거짓의 패자들 고통의 멍에를 풀고
믿음과 진실 화해와 회복의 승(勝)자가 되는
소망이여! 온 땅에 햇살처럼 샘물처럼 .....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83 | 생쥐들의 장례식 날/'시인의 눈' 2011년 | 조만연.조옥동 | 2012.04.10 | 561 |
182 | 봄맞이 대청소를 하며/'이 아침에' 미주중앙일보 | 조만연.조옥동 | 2012.03.22 | 560 |
181 | 단풍으로 만든 명함 | 조만연.조옥동 | 2004.11.21 | 560 |
180 | 할리우드산의 이쪽과 저쪽( 2007년 <에세이 21>여름호에서) | 조만연.조옥동 | 2007.05.22 | 558 |
179 | 이명(耳鳴) | 조만연.조옥동 | 2005.11.14 | 556 |
178 | 내조(內助)와 외조(外助) | 조만연.조옥동 | 2005.01.12 | 552 |
177 | 공명共鳴/한국<시로여는세상>2007가을호 | 조만연.조옥동 | 2012.04.22 | 551 |
176 | 봄날의 환희(기다림과 망설임 사이)/'이 아침에'미주중앙일보 | 조만연.조옥동 | 2012.03.23 | 551 |
175 | 8월을 닮고 싶다./'이 아침에'미주중앙일보 | 조만연.조옥동 | 2012.08.21 | 545 |
174 | 내 삶의 절정을 만지고 싶다 | 조만연.조옥동 | 2012.04.22 | 545 |
173 | 채소밭 선물(2009년 <에세이 21> 가을호) | 조만연.조옥동 | 2009.08.29 | 545 |
172 | 참외와 고향----조옥동 | 조만연.조옥동 | 2009.08.20 | 542 |
» | 소망이어 온 땅에 | 조옥동 | 2004.01.17 | 542 |
170 | 하얀 재채기(2006년 여름 출간"시인의 눈" 2집 에서) | 조만연.조옥동 | 2006.07.08 | 541 |
169 | 시간은 두 발에 징을 박고 | 조만연.조옥동 | 2006.03.19 | 537 |
168 | 딱따구리/김호길--'현대시조'조옥동의 時調散策 (7) | 조만연.조옥동 | 2012.04.29 | 535 |
167 | 계절의 강과 골프황제의 추락/'이 아침에'미주중앙일보 | 조만연.조옥동 | 2012.03.13 | 533 |
166 | 믿음으로 구하게 하소서/ 권사회 헌신예배 헌시 | 조만연.조옥동 | 2012.03.19 | 531 |
165 | 기도의 그림자 속으로 | 조만연.조옥동 | 2004.07.28 | 526 |
164 | 사랑이 고픈 사람들/2010년<에세이 21> 가을호 | 조만연.조옥동 | 2012.03.13 | 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