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세상> 작품 원고 2007년 가을호


         공명共鳴

                                        조옥동

고추잠자리 날개 위에
초가을 실핏줄 돌고 있다
쩌엉 쩡 갈라지는
푸른 울음으로
가을볕에 벌 쏘이는 한나절을
발갛게 색칠하는 사과나무
느리게 포물선을 긋고 있는데
궤도를 빠져나가는 여름의
쇠잔한 파장은 나직이
떠가는 비행선 은빛 나래위에서
작은 손짓도 없이 멀어지다
가는 것과 오는 것이 은근히
눈망울 속에서 사랑과 연민을 방목한다
쿠웅 쿵 재빠르게
눈뜨는 심장들 촉촉하게 젖어 타는  
저 산을 넘지 않고는 지날 수 없는 벌판에서
고단한 발바닥이 헤진 신발을 벗는
대지 위에 핏물 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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