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호 「現代詩學」신작특집


가을

                                      조옥동

꽃을 보다
잎을 본다
잎을 보다 입술을 깨물다

꽃 눈썹 바로 아래 잎을 갉아 먹는 침입자
벌레를 잡아주다
누렇게 마르는 잎을 보다

마른 잎을 따주려 줄기를 만지다
줄기는 가지를 흔들며
흐릿한 그림자들 밀고 당기고
마른 땅이 몸을 비틀다
세상이 어지럽다
땅을 거꾸로 받쳐 들고 헤엄치는 뿌리들  

까맣게 그을린 발밑의 씨앗들은
온몸을 뒹굴어도 내일을 마중 가는 낯선 길이 그립다
삶은 계속 갈 길을 확인하는 일이기에
시간 맞춰 태엽을 감는 소리
마른 잎을 끌고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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