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평선

                                       

                                                         조옥동



바닷물은 뒤척이며 어디론가 밀려가도

높은 하늘 낮게 내려 푸른 세상끼리

눈물 젖어 쓰다듬는 수평선 말없이 그대로

내 다시 찾아 와

마음 젖고 젖어 묻고 있네

다가가면 아득히 멀어져가고

뒤로 물러서면 제 자리에 멈춰 있는 수평선

내 모습 눈 설다 낯가림하나


수평선은 하늘을 만지는 깨끗한 약속의 손

내 바다는 날마다 소원하며

영혼의 허리를 굽히고

깊은 시간 겸손의 벼루를 갈아 경건을 찍어 붓을 드네

온갖 허기와 아픔의 가시에 상처 난 팔 무겁게

출렁이는 파도에 지워지지 않기를


눈 감으면 세상은

하나의 바다

오늘도 내일도 호흡을 고르며

나의 수평선

하늘에 닿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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