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숙자

2012.11.20 01:36

이주희 조회 수:1169 추천:130



무숙자(無宿者) / 이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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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를 갈퀴질 하는 바람

마른 잎 떨어져 노을로 지네

때 바르며 구르던 휴지조차

머물 곳 없는 거리에서

한때는

누군가의 누구였을 사람

새우등보다 더 굽은 허리로

세상인지 그 누구인지에

저 자신도 알 수 없는 방언

고래고래 소리 지르다

나뭇잎 하나 달랑 카트에 싣고

해 저문 빌딩 숲 모퉁이

겨울로

겨울로 드는 이여


(2013. 여름. 미주시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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