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점 점

2011.01.19 00:37

이주희 조회 수:1325 추천:184



    점점 점 / 이주희

    직선의 한끝을 잡고 미지로 가야하네 그려

    가설을 자르다보니 앉은뱅이가 되었구먼

    애당초 우리네 숨통이 헷갈리는 동색인 걸

    테두리를 지우려다 의혹만 더 번졌어

    그때부터 속 다 파 먹힌 흑 달이 된 게지


    오점(汚點)에 콕 박혀 탈피를 꿈꾸었네 그려

    모든 시초가 원을 그리며 멍석처럼 말리는 구먼

    그 중심의 허당은 기억을 파먹는 치매 같아

    브라운관 속 초점이 되어 사라지는 줄 알았어

    생의 실체는 무제로 점점(點點)거듭나는 게지


    쭈그리고 앉아 신점(神占)도 보았네 그려

    살아온 점수들을 모두 점(坫)에 걸어보였지만

    몇 푼의 넋두리로 하늘만 깨트리지 뭔가

    빈 들판에 나가 금환일식(金環日蝕) 기다렸어

    벼랑에 서보니 그런 용기도 생긴 게지


    흑점(黑點)하나 말갛게 씻어 점(點)찍어 두었네 그려

    찢긴 그림자에 피가 돌고 이제야 숨통이 트이는구먼

    살다가 혹여 가여운 점(惦)하나 화석처럼 굳어

    가끔씩 응어리 달고 서리꽃으로 찾아오면 어떤 가

    가슴의 촉수를 점점(漸漸)올려 따뜻한 손 내밀어보일게야

    ♣2009. 봄. 문예운동♣

    -(소리비)에서-

    ◎ 금환일식(金環日蝕)
    태양-지구-달 계에서 지구가 달의 그림자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태양이 가려지지만 불완전하여
    태양면의 가장자리에 고리만 보이는 현상.

    ●오점(汚點)흠이나 결점.
    ●점점(點點)낱낱의 점.
    ●신점(神占)신통하게 잘 알아맞히는 점.
    ●점(坫)술잔이나 음식물을 얹어 두는 대
    ●점(點)문자의 말소.
    ●점(惦)염려하다. 생각하다.
    ●점점(漸漸)점점나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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