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2019.02.01 06:02
지난 밤 잠들지 못하던 마음
먼저 몸 밖으로 빠져 나가
하늘에 회색 칠을한 아침
산책 나간 몸을 바람이 밀치고
막 피어난 돌배나무꽃에 가 앉는다
하얀 이 드러내고 웃는 꽃
오인치 조금 넘는 내 키만한 작은
동백나무에서 꽃이 열매처럼 익어가고 있다
오늘 하루 분량의 햇살이 없어도
하얀 이 드러내고 웃는 꽃
지난 계절을 털어내는 느티나무 밑에서
오래된 시간처럼 늙은 정원사 아저씨가 인사를 건넨다
하얀 이 드러내고 웃는 꽃
초록머리 빚질한 잔디를 스쳐
무심한 걸음과 걸음 사이
달팽이 하나 힘겹게 지나간 흔적
저도 다 만났을까
하얀 이 드러내고 웃는 꽃.
(경@01312019)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위로 | 안경라 | 2019.02.01 | 76 |
158 | 한 걸음에 대한 명상 | 안경라 | 2019.02.01 | 79 |
157 | 수선화 | 안경라 | 2019.02.01 | 84 |
156 | 봄비 | 안경라 | 2019.03.22 | 132 |
155 | 분만 | 안경라 | 2012.02.20 | 198 |
154 | 그냥 | 안경라 | 2012.02.20 | 203 |
153 | 사과 | 안경라 | 2005.07.07 | 246 |
152 | 처럼 | 안경라 | 2012.02.20 | 258 |
151 | 안개비 | 안경라 | 2005.06.22 | 262 |
150 | 에벤에셀 | 안경라 | 2012.02.20 | 262 |
149 | 이것도 | 안경라 | 2012.02.20 | 266 |
148 | 버리시고 | 안경라 | 2012.02.20 | 268 |
147 | P 에게… | 안경라 | 2012.02.20 | 280 |
146 | 장마철 | 안경라 | 2005.06.22 | 282 |
145 | 어찌 할까요, 어머니 | 안경라 | 2005.06.22 | 282 |
144 | 급성간염 | 안경라 | 2005.07.07 | 285 |
143 | 연필 -아이에게- | 안경라 | 2005.06.29 | 292 |
142 | 꼬마일지 | 안경라 | 2005.06.27 | 293 |
141 | 돌 | 안경라 | 2012.04.10 | 299 |
140 | 바람 2 | 안경라 | 2005.06.27 | 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