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이 사막인 이유

2007.02.03 01:21

이윤홍 조회 수:180 추천:12

         사막이 사막인 이유





         꽃이라고  생각했는데 꽃이 아니었다
         자칫, 무릎 관절이 꺾일 뻔한 나흘째 오후, 신기루를 보았다
         쥬라기 시대의 화석으로 선인장 하나가 서 있었다

         청정 푸른 하늘로만 뻗어 올린 가시가
         죄스러워 그랬는지
         중심이 휘어진 가지 하나에 꽃을 피웠다
         진홍빛 꽃 한 송이에 사막이 숨죽이고 있었다

         꽃 속을 들여다보았다고 생각한 순간
         6000도 화열이 눈 속을 찔렀다
         사막이 사라지고 하늘이 사라지고 꽃만 보였다
         부글부글 끓는 용암처럼 핏물이 뚝, 뚝, 떨어지고 있었다
         피를 마신 모래가 꿈틀대는 것이 보였다
         꽃 주위로는
         실뱀 닮은 아지랑이가 무서운 현기증으로 오르고 있었다

         죽은 목숨도 견딜 수 없는 열기가 피어낸 꽃
         꽃보다 더 꽃처럼 생긴 불덩어리가 사막을 온통 시뻘겋게
         달구고 있었다

         사막의 경계에 서서 사막을 바라보았다
         사막이 왜, 영원한 사막으로 남는지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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