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94
어제:
292
전체:
4,969,516

이달의 작가
2021.08.16 14:17

흐린 날의 악보

조회 수 3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흐린 날의 악보

이월란 (2019-9)

 

 

첫 음을 누를 이는 늘 멀리서 온다

오선지에 걸치지 않은

지하 혹은 하늘로부터 온다

연주가 끝나기 전 서둘러 떠나간 이들

그림자 없는 날 거대한 그림자가 되어 온다

구름의 행보로

아다지오 아다지오

쓸쓸함의 음역을 넘어 슬픔의 음계는 늘

한 옥타브 위의 흐림

기울어진 음표마다 물기가 차오르고

빗방울 소름처럼 떨어질 때면

얼굴이 비치는 창을 닫는다

그리운 것은 늘 여백의 몫이었다

살풍경한 침묵의 역할이었다

결코 머물지 않는

구름이 낮은음자리표로 내려앉으면

눈 속의 새가 빛을 모아 날아가고

눈이 부시지 않는

저음의 응시만이 흐른다

누군가 소장하고 있을 기다림이

이윽고 눈이 부실 차례

 

 

우리가 떠나온 곳은 어쩌면 어둠이었다

빛이 사라진 곳에서

이토록 선명해지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51 히키코모리 이월란 2011.03.18 358
1650 흰긴수염고래 이월란 2010.01.04 523
1649 흙비 이월란 2010.03.22 507
1648 흔적 이월란 2008.08.28 259
1647 흔들의자 이월란 2008.05.08 529
1646 제2시집 흔들리는집 / 서문 (오세영) file 이월란 2016.08.15 83
1645 제3시집 흔들리는 집 6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아이] 이월란 2008.11.12 461
1644 흔들리는 집 5 이월란 2008.11.12 264
1643 흔들리는 집 4 이월란 2008.11.11 270
1642 제2시집 흔들리는 집 3 이월란 2008.06.16 181
1641 흔들리는 집 2 이월란 2008.05.10 235
1640 제2시집 흔들리는 집 / 해설 (임헌영) file 이월란 2016.08.15 145
1639 제2시집 흔들리는 집 / 표4글, 시인의 말 file 이월란 2016.08.15 135
1638 제2시집 흔들리는 집 이월란 2008.05.10 666
1637 흔들리는 물동이 이월란 2008.05.09 244
1636 흑염소탕 이월란 2009.10.08 643
1635 흐림의 실체 이월란 2008.10.24 252
1634 제3시집 흐린 날의 프리웨이 이월란 2009.09.04 360
» 흐린 날의 악보 이월란 2021.08.16 30
1632 흐린 날 이월란 2008.05.10 27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