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18
어제:
238
전체:
4,968,196

이달의 작가
2021.08.16 14:37

언니

조회 수 7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언니

이월란 (2020-4)

 

그녀는 논두렁에 를 버린 적이 있다

 

먼저 두려워보고 먼저 속아본 탓일까 늙은 엄마 대신 내 등을 밀어주며 땀방울처럼 그녀를 흘리곤 했다 방울방울 쓸어 모은 그녀는 실어증에 걸린 가을과 마주앉아

 

슬픔보다 더 긴 손가락으로 한 옥타브 더 올라간 곳에서 나를 내려다보며

떨어지는 눈동자 따라 하나 둘 버려지는 세상을 두드려보곤 했는데

 

인연은 폭력적이야

 

땋아 내린 머리를 풀어 내릴 때쯤이던가 자두꽃 만개할 때 뿌린다는 제초제를 삼키고 자두꽃이 되고 싶었지

 

아픈 손들이 식도에서 타오를 때쯤 가을은 재가 되고 뒤돌아보던 얼굴은 흑백사진으로 남고 싶었을까 인드라의 구슬 반지를 끼고 타국의 공주처럼 국경을 넘어오던 여자

 

버려본 적 있니?

 

안개가 독처럼 퍼져나가는

논둑길 발자국 사이로 그녀가 소문처럼 걸어 나간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 공항 가는 길 이월란 2021.08.16 31
10 창세기 다시보기 이월란 2021.08.16 36
9 오래된 가족 이월란 2021.08.16 35
8 바나나 속이기 이월란 2021.08.16 67
7 클래스 바 (Class Barre) 이월란 2021.08.16 68
6 안녕, 눈동자 이월란 2021.08.16 74
» 언니 이월란 2021.08.16 79
4 다섯 개의 비밀 이월란 2021.08.16 79
3 RE: 새벽 이월란 2021.08.16 89
2 물병과 병물 이월란 2021.08.16 88
1 오디오북 이월란 2021.08.16 101
Board Pagination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