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23
어제:
260
전체:
4,971,035

이달의 작가
2021.08.16 14:17

흐린 날의 악보

조회 수 3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흐린 날의 악보

이월란 (2019-9)

 

 

첫 음을 누를 이는 늘 멀리서 온다

오선지에 걸치지 않은

지하 혹은 하늘로부터 온다

연주가 끝나기 전 서둘러 떠나간 이들

그림자 없는 날 거대한 그림자가 되어 온다

구름의 행보로

아다지오 아다지오

쓸쓸함의 음역을 넘어 슬픔의 음계는 늘

한 옥타브 위의 흐림

기울어진 음표마다 물기가 차오르고

빗방울 소름처럼 떨어질 때면

얼굴이 비치는 창을 닫는다

그리운 것은 늘 여백의 몫이었다

살풍경한 침묵의 역할이었다

결코 머물지 않는

구름이 낮은음자리표로 내려앉으면

눈 속의 새가 빛을 모아 날아가고

눈이 부시지 않는

저음의 응시만이 흐른다

누군가 소장하고 있을 기다림이

이윽고 눈이 부실 차례

 

 

우리가 떠나온 곳은 어쩌면 어둠이었다

빛이 사라진 곳에서

이토록 선명해지는

?

  1. 오디오북

  2. 물병과 병물

  3. RE: 새벽

  4. 다섯 개의 비밀

  5. 언니

  6. 안녕, 눈동자

  7. 클래스 바 (Class Barre)

  8. 바나나 속이기

  9. 오래된 가족

  10. 창세기 다시보기

  11. 공항 가는 길

  12. 토르소

  13. 접속

  14. 홀수의 미학

  15. 야경 찍는 법

  16. 마스크

  17. 노을 5

  18. 흐린 날의 악보

  19. 동백아가씨

  20. 눈길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