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수심의 아빠들

2016.02.03 12:18

김학 조회 수:91

<회장 칼럼>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아빠들

三溪 金 鶴

동방예의지국이라던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이렇게 타락했는가? 눈 뜨고 텔레비전이나 신문을 보기 겁나는 세상이다. 아내가 남편을 죽이고, 부모가 자식을 죽이는 일이 예사다.

초등학생 아들을 죽여서 그 시신을 훼손하여 냉장고 냉동실에 보관하던 아버지가 붙잡힌 지 며칠 되지 않아, 중학생 딸을 죽여 미라가 되게 한 아버지가 11개월 만에 붙잡혔다는 뉴스가 연일 텔레비전의 화면과 신문의 지면을 뒤덮고 있다. 아빠가 자기 자식을 죽이다니, 동물의 세계에서도 볼 수 없는 잔인무도한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아버지들의 만행 뒤에는 으레 재혼 아내들의 부추김이 있어 더 안타깝다.

수컷 가시고기는 암컷이 알을 낳고 가버리면 그 알을 지키고 보살피는데 최선을 다한다. 수컷 가시고기는 알이 부화하도록 아가미로 부채질을 해 주어 산소를 공급한다. 그 알이 부화하면 수컷 가시고기는 아빠로서 할 일을 다 한다. 새끼들을 돌보느라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아빠 가시고기는 굶어 죽는다. 그러면 그 새끼 가시고기들은 아빠의 몸을 뜯어 먹으며 자란다. 헌신의 극치인 아빠 가시고기의 부성애가 얼마나 눈물겨운가?

수컷 사마귀는 자신보다 두세 배나 큰 암컷 사마귀의 등 뒤로 조심스럽게 올라가 짝짓기를 한다. 종족을 보전하는 일은 모든 동식물들의 본능이 아니던가? 그런데 다소곳이 짝짓기를 하던 암컷 사마귀는 짝짓기가 끝나면 수컷 사마귀를 잡아먹는다. 그러나 수컷 사마귀는 마지막 순간까지 암컷 사마귀의 배에 정자를 다 쏟아 넣는다. 자신의 육신을 암컷에게 바쳐 건강한 2세가 태어나도록 도와주려는 것이다. 종족 n보전을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 아빠 가시고기나 아빠 사마귀의 헌신이 얼마나 우이대한가?

수컷 가시고기와 수컷 사마귀에게 교사자격증을 주고 모든 학생들에게 아빠노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가르치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가시고기와 사마귀는 사람과 소통할 언어가 없으니 그들의 부성애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여 보여주고 선생님들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을 해 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아빠 가시고기와 아빠 사마귀의 헌신적인 부성애를 소재로 쓴 감동적인 수필을 교과서에 게재하여 가르쳐도 좋을 것 같다. 평소부터 학교에서 그런 교육을 시킨다면 그 남학생들이 아빠가 되어도 초등학생 아들과 중학생 딸을 죽인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아빠 같은 사람은 되지 않을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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