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2016.02.06 09:22

오창록 조회 수:151

카 톡

안골 은빛수필문학회 수필창작반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오창록

아침에 눈을 뜨면 현관에 나가 신문을 가져다가 읽는 것으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 지난 50여 년 동안 변함없이 해온 일이다. 서울에서 발행되는 ㅈ일보를 지금까지 구독했다. 신문에는 정치, 경제, 사회 등을 비롯하여 스포츠, 문화 등, 내게 필요한 모든 분야의 정보와 지식이 그날의 뉴스와 함께 종합적으로 담겨 내 앞에 펼쳐진다. 지금까지 내게 세상의 돌아가는 이야기와 정보 등을 제공해준 지식의 바다가 되어 나와 함께 세상을 살아왔다.

그런데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고 했던가, 세월 따라 평소 나의 신문을 읽는 습관이 나도 모르게 점차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 80년대 중반에 휴대폰이 등장했다. 날이 갈수록 진화를 거듭하더니 이제는 ‘스마트 폰’이 등장하면서 나의 일상생활에 변화를 가져다주게 되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그날의 신문을 읽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는데, 이제는 새벽부터 책상위에 있는 전화가 ‘카톡!’ 하고 울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친구들도 이젠 나이가 들어 새벽잠이 없어진 탓인지 매일 아침에 하루도 빠짐없이 문안 카톡을 보내는 친구가 예닐곱 사람은 된다. 사람이 편지를 받으면 답장을 해야 하듯 나도 친구들에게 일일이 답장을 해주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친구들이 보내 준 카톡을 보면 자판을 일일이 눌러 정성이 담긴 안부를 묻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사람들이 이미 작성한 좋은 글을 사진과 함께 보내주거나, 동영상속에 안부를 묻는 글들을 ‘전달’로 해서 보내주곤 한다. 내가 답신을 보낼 때는 친구들의 안부를 묻고 삶에 귀감이 되는 글들을 전달로 보내주기도 하지만, 대개는 손 편지를 쓰듯 일일이 자판을 눌러서 안부와 건강을 챙기는 글을 보내주곤 한다. 비록 짧은 글이지만 성의를 다해서 보내준 친구에게 어울리는 글을 써 보내는 것이 도리에 맡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나를 생각하면서 글을 보내주는 것이 어디 보통 정성인가?

그동안 친구들이 내게 보내 준 메시지를 몇 개 소개하면,

※※ 누군가에게 매일매일 작은 메시지가 있다는 것은 누군가 당신을 생각 해 준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행복하세요.

※※ 세상에는 보석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석은 나와 함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당신입니다. ‘친구야 사랑해’

※※ 당신은 항상 생각나는 사람입니다. 그런 당신이 오늘도 행복했으면 좋겠 습니다.

이토록 나를 생각해주는 친구들이 주위에 있어서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이런 친구들에게 어찌 답신을 미룰 수 있겠는가? 카톡을 보내 준 친구들에게 일일이 답장을 쓰다 보면 어느새 아침신문을 읽을 시간을 놓치고 만다. 신문도 요즘에는 지면이 40페이지가 넘을 때가 많다. 평소 책이나 신문을 읽을 때 정독하는 습관을 가진 나는 제목만 읽고 설렁 설렁 지나가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러니 밤에 신문을 붙들면 한두 시간은 족히 걸려서 잠을 빼앗기는 날이 많다.

‘카톡’은 원래 ‘카카오 톡의 줄임 말인데, 서기 2010년 아이위랩(주)에서 출시한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이다. 전 세계 어디서나 무료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메신저 서비스다. ‘카톡’은 무료통화, 문자서비스 뿐만 아니라 사진, 동영상, 음성메일 서비스를 제공한다. 얼마 전에는 국내 음악서비스 1위 기업인 ‘멜론’을 1조 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고 매입하더니, 올 하반기에는 인터넷 전문은행과 연동하여 신용카드 진출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렇듯 첨단 IT 산업들이 발전하고 있지만 이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몫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침마다 배달되는 신문 속에서 나의 삶을 키워왔고 지식을 얻었으니 신문은 나의 고향과 같다. 고향 뒷동산의 흙냄새를 맡으면 얼마나 마음이 포근해 지고 편안해 지는가?

오늘도 나는 내일 아침신문을 기다릴 것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들의 ‘카톡!’ 또한 기다릴 것이다.

(2016.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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