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우리 집 10대 뉴스

2020.12.31 23:50

이진숙 조회 수: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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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우리 집 10대 뉴스

이진숙











중국 호베이성 우한에서 발병한 ‘코로나 19’로 올 한 해는 암흑 세상이 되었다. 그 와중에 ‘4.15총선’을 무사히 치러서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검찰개혁을 하려고 고군분투(孤軍奮鬪) 하고 있지만 과연 뜻대로 이루어질지 모를 일이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태이지만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러 어느 덧 2020년이 끝나고 말았다.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고사성어도 아닌 ‘아시타비(我是他非)’라는 뜻의 ‘내로남불’이란 유행어를 선정히기도 했다.

수많은 의료진들의 무한 희생봉사로 ‘코로나 19’를 견디고 있는 이즈음 다음 해에는 ‘코로나 19’라는 전염병도 사리지고, ‘내로남불’이란 말도 쓰지 않는 시대가 오기를 기대한다.

우리 집에도 여러 가지 기쁜 일과 좋지 않은 일들을 무사히 넘기고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첫 번째 ; 7월 20일 ‘바람과 새들이 준 선물’이란 생애 첫 수필집을 출판했다.


살다보니 꿈에서조차 일어 날 수 없었던 일이 생기게 되었다. 2015년 수필가로 등단하고, 70여 년을 살면서 수필집을 내게 되었으니, ‘코로나 19’가 온 세상을 덮은 사건 못지 않게 나에게는 큰 일이다.



두 번째 ; 5월 14일 항공권 예약을 취소했다.




지난 1월 기대에 부풀어 예약했던 핀란드행 왕복항공권을 취소했다. 아이들이 떠난 지 2년 여, 딸내미가 그곳으로 간 지 10개월이 지나 보고 싶고 설레는 마음에 예매를 했는데, 야속한 ‘코로나 19’가 나의 발길을 가로막았다.






세 번째 ; 4월 11일 사전 투표를 했다.




나에게 선거권이 나온 뒤 난생 처음 사전선거를 했다. ‘코로나 19’로 인해서 사전 선거일을 10일 11일, 이틀간이라 여유가 있어 좋았다. 멀리 있는 아들이 전화로 사전 선거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에 ‘여의동 사무소’에 있는 투표소로 갔다. 체온계로 열을 재고 손 소독제를 바르고 비닐장갑을 받은 뒤 투표소로 들어갔다. 1m간격으로 표시가 되어있는 곳에 떨리는 마음으로 마치 투표를 처음 하는 기분으로 내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를 했다.






네 번째 ; 6월 20일 딸내미가 한국행 비행기표를 예매했단다.



12월20일 둘째손녀 루미와 함께 한국에 온단다. 불안한 마음과 반갑고 기쁜 마음으로 기다 리던 날들이었다. 드디어 딸내미와 손녀가 핀란드에서 21명이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무려 다섯 곳을 거쳐 단 3명을 태운 ‘방역버스’를 타고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 내렸다. 겨우 가지고 온 가방을 마중 나온 우리에게 맡기고 대기하던 미니버스에 올라타서 ‘덕진 보건소’ 에 들러 검사하고 자가격리 용품을 받아 들고 왔다. 다음 날 ‘전원 음성’이란 문자를 받았 다.






다섯 번째 ; 딸내미의 근무지 변경




‘아태지역 담당자'로는 마지막으로 싱가포르 출장을 갔다. 핀란드에서 그곳까지는 무려 12 시간이 걸렸단다. 3월 1일부터는 ‘서유럽 담당자'로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된다.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여섯 번째 ; 둘째손녀 루미가 반에서 최고의 친구로 뽑혔다.




매년 종업식 날 성적표를 받으며 남녀 각 1명씩 투표를 하여 제일 많은 표를 받은 사람을 뽑는 데 그곳에서 우리 예쁜 루미가 남녀를 통틀어 제일 표를 많이 받아 상장 과 선물을 받았단다. 낯선 곳에서 잘 적응하여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며 최고의 친구로 뽑힌 루미를 마구 자랑하고 싶다.






일곱 번째 ; 셋째손녀 루나가 초등학생이 되었다.




늦둥이로 태어나 언니 오빠와 달리 애교가 철철 넘치고 항상 애기 같았었는데 어느새 초등 학교에 입학했다. 어린 나이에 핀란드에 가니 벌써 한국말을 잊어가고 있단다. 주말에는 한국어학교’에 다닌다고 한다. 우리나이로 6살에 그곳에 간 루나는 바로 어린이집에 다니며 잘 적응하고 친구도 많이 사귀며 생활하고 있다니 대견하다.






여덟 번째 ; 내가 새로운 병을 얻어 고생하고 있다.




‘메니에르 병’을 약 7,8년 전에 앓았었다. 그 동안 별일 없이 잘 지냈는데, 갑자기 외출 중에 이상이 생겨 119구급차에 실려 대학병원 응급실 신세를 졌다. 여러 가지 검사 결과 ‘메니에 르 병’이란다. 자칫하면 청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말에 우울하기도 했는데 점차 증세는 갈아앉고, 이명이 들리는 증세 만 남아 있으니 그냥 친구를 삼고 살아야 될 것 같다.






아홉 번째 ; 집수리를 했다.




지난 4월 21일 현관 옆 나무 데크를 석재로 바꾸는 수리를 했다. 집을 지은 지 10년이 훌쩍 넘 으니 손을 볼 곳이 생기기 시작했다. 커다란 창 앞에 있는 데크가 우리의 무지 탓으로 썩어 오래 가는 돌로 고치게 되었다.

지난 12월 초에는 또 대문 앞 진입로도 새로 단장을 했다.





열 번째 ; 교당이 문을 닫았다.




지난 2월에 ‘코로나 19’로 인해 3주간이나 교당이 문을 닫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더니 또다시 12월에 들어서면서 확진자가 늘어나고 예방을 위해 다시 교당이 문을 닫았다. 교당에 나갈 수 있던 때는 철저한 방역을 하곤 했었는데 이젠 그것으로는 막을 수 없게 되니 단체생활을 한다든지 하는 일들을 할 수가 없다. 언제나 일상으로 돌아가게 될른지 모르겠다.



아무 일 없이 평범하게 보낸 일 년인 것 같았는데 우리 집에도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났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일은 역시 수필집을 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한 ‘코로나 19’ 한파를 뚫고 한국에 온 딸이 너무 고맙다, 딸과 손녀가 머무는 동안 우리 집은 모처럼 사람 사는 소리가 났고, 추운 날임에도 집안에 온기가 돌았다. 부디 오는 2021년에는 가고 싶은 곳 어디든 마음껏 다니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2020.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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