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님 한국에서 피노키오가...

2004.02.16 01:15

피노키오 조회 수:314 추천:17

(투병생활중 한국 사랑도에서)


힘내!!!
응!!
목이 메입니다.

병원 수술용 침대를 밀면서 겁에 질려
커다란 두눈을 깜빡이는 집사람의 눈을보면서
외쳤습니다...

아무말도 필요없는 상황...
무슨말이 위로되고 아픔을 면제해 준단말인가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하는 마음이 허공에
맴돕니다....

하얀벽에 둔탁한 철문 수술실 문이 열리고
집사람의 침대는 서서히 밀려들어갔습니다
아무도 없는 복도의 밴취타입의 긴의자에
홀로 앉아있었습니다.

밤 11시에 수술을 시작했으니...
복도에는 적막감이 맴돌았습니다..
조그마한 공포와 쓸쓸함이 밀물처럼 쏴~~아하고
밀려오는것같았습니다...

머리를 숙이고 입에서 맴도는 언어..
하나님! 왜?우리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겁니까?
나쁜짓안하고 항상 성실하게 그리고 나보다 못한 사람들
도와주고 봉사하면서 살아가는데 왜! 이런 아픔을 주시는거예요!!!
마음속으로 외쳤습니다...

병원 부근 상가에 가서 생수 몇병과 손수건 몇장을
준비해서 기다리고 있을때에 내 옆으로 고운 머리결을
하얗게 쉰 머리칼이지만 단정하게 매 만지신 한손엔
찬송가와 성경책을 드신 할머니 한분이 앉으셨습니다..

"젊은이 내가 조금이라도 위로가 된다면"
말끝을 흐리셨습니다...
난 할머니의 손을 잡으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할머니 며느리가 몇칠전 세상을 하직하고 그 며느리를
그리워하다가 아들마져 .....세상을 떠났다고
그 말씀을 듣고 전 할머니의 품을 파고들었습니다....

새벽3시..
아무런 소식이없는 답답함...
할머니의 작은 목소리의 성경말씀...을 들으면서
조용한 꿈나라로 가는것을 느꼈습니다

그곳은 아름다운 꽃으로만 되어있는 집이였습니다
동화에서 나올직한 집이였습니다
그곳엔 아름다운 공주와 예쁜 사슴,토끼,그리고
1년내내 봄이라고 하였습니다

"쾅"하는 소리에 꿈에서 깨었을때엔 전 할머니의
무릅을 베고 누어있었습니다
물끄러미 저의 얼굴을 쳐다보시고 계신 모양입니다

고마운 할머니...
새벽5시25분이 되어서야 수술실로 들어오라는
소식을 듣고 들어갔을때엔 침대에 조용히 잠들어있는
집사람이 꿈에서 본 백설공주 같았습니다
아직 마취에서 깨어나지않아 아무것도 아픔도 모른체...
잠들어있었습니다..

침대를 밀면서 회복실로 올때에 저의 친구가되어주신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회복실 유리창에 여명이 서서히 번저올때에
유리창 너머 성당 수녀님들은 미사의 촛불을 밝히느라 분주하고
집사람의 아픔,그리고 통증을 호소하고있었습니다

다리가 끊어질듯한 아픔...
그리고 자신의 허리가 아닌 느낌을 받을 정도로
너무 긴 수술.....
생수병에 물을 손수건에 적셔 말라서 까칠한 입술에
넣어주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한방울 하얀 얼굴에
떨어졌습니다
백지장처럼 하얀 얼굴 장시간의 수술에 지친 마음
입술을 꼬~~옥 깨뭅니다
아픔을 참을려고 나에게 아픔의 모습을 보이지않으려는 마음...

어느덧 추석이 다가왔습니다
7월 여름에 입원해서 3개월째....서서히 통증도 사라지고
아픈 투병 생활도 아물어져갔습니다
항생제 주사만 몇개월 더 치료하면 걸을수있다는 말에
하늘을 나를것만 같은 마음이였습니다
그리고 몇년 동안만의 항암 치료로 완치될수있다는
의사 선생님의 확고한 말씀에 우리 부부는 모처럼
활짝 웃었습니다

추석날 아침..
약간 스산한 바람과 병원 화단에는 코스모스가 한들거렸습니다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면서 병원 맞은편 성당을 찿았습니다
집사람의 고요한 기도소리를 들을수있었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미천한 사람을 이렇게 건강하게 만들어주시고
앞으로 봉사를 할수있는 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걸을수만있게 해주신다면 제 몸 다바처 하나님의 일을 보필할수있는
사람이되겠습니다...

텅빈 입원실...
추석이라고 가 퇴원들을 한 모양입니다
저희는 병원에 제공해주신 조그마하게 차린 상으로
부친의 제사를 지냈습니다

몇개월만의 애들과의 해후...
면회를 일절 못했으니깐요
저도 면회를 3일에한번....
원장님의 특별 배려로 하룻동안 만남의 장을 열어주셨습니다

딸과의 대화...
딸의 눈에도 눈물이 흘러내리는것을 보았습니다
엄마의 따스한 품을 꼬~~옥 끌어 안고...
동생은? 잘 보살피지..빨래는?밀리지않고?
밥할때에 쌀을 미리 담그어두어야 하는데......
걱정 걱정입니다...

반가운 분이오셨습니다..
수술날 그 다정 다감하신 할머니!!
한손엔 조그마한 보따리를 들고오셨습니다.

당신께서 직접 만드신 칼국수.....
며느리와 아들 생각에 밤새 눈물을 뿌리시면서
만드신 모양입니다
따스한 김이 모락 모락 피어오릅니다..
그날 그 잊지못할 일이 주마등 처럼 떠오릅니다...

어느덧 11월5일 퇴원 수속을 밟고
집으로 오는 날입니다
또 그날이 제 생일이기도하구요
그 할머니도 같이 동행을 하였습니다....
딸아이가 만든 따스한 미역국과 간소하게 준비한
조그마한 케익으로 생일 축하를 받았습니다

가물 가물 흔들리는 촛불을 보면서
그래! 그래!.....
한번 "동반자"는 영원한 "동반자"인걸...
앞으론 더욱 더 잘해주어야지..
마음속으로 주먹을 꼭쥐면서 다짐했습니다...

지금은 집앞에 있는 손 사랑회에 수화를 배우러다니고
집사람은 조그마한 야학 중학교 교실에서
선생님의 보조 역활을하고있습니다.

저도 수화를 부지런히 배워서 .....
그때 하나님께
약속한 마음 저버리지 않으렵니다.
조그마한 장애이지만 마음만은 부자입니다
아무것도 내 놓을것없이 가난하지만 마음은
하늘 만큼 부자랍니다....

하늘을 보면서 외쳐봅니다
파란 하늘아!
파란 하늘아! 이 세상 장애우들에게 기쁨을
그리고 그리고 행복을......주세요!!!!!
그렇게 외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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