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만남 그리고 애틋함

2004.10.27 10:17

현숙 조회 수:232 추천:19


미미에게,
이렇게 갑자기 자꾸만 편지를 써도 되나 몰라?
근데 지금은 쓰지 않을 수가 없어서 말야.오늘 G G 에 가서 볼일을 보고 오는데 그쪽은 전혀 비가 오질 않았거든, 근데 Irvine쯤 오니까 비가 오기 시작했는데.남쪽 하늘은 이미 까맣게 물이 들었어.그런데 405Fry Way의 왼쪽 하늘에 너무도 아름다운 무지개가 떠 있는거야.그것도 쌍무지개가 말이야.너무나도 선명히 가까이...나는 나도 모르게 미미를 위한 기도를 했어."주님, 미미에게 이 무지개를 보게 해 주세요.그녀의 영혼에 새로운 힘을 갖게 해 주셔서 독수리의 날개침과 같이 지치지 않는 생명의 힘을 주세요.이 무지개를 통하여 약속의 말씀을 생각나게 해 주세요" 라고...아마도 요즈음 미미가 바쁘게 지내는걸 보면서 마음에 걱정이 있었던가봐.
집에 들어와서 미미의 답장을 읽고 가슴이 뭉클하게 떨려왔어.미미의 답글과 김남조 시인의 "겨울바다"가 그런 감상을 갖게 했어.문득 동쪽 하늘로 향한 창문의 블라인드를 여니 이게 왠일??????
완벽한 반원,일곱 색깔 선명한 무지개가 우리집 뒷 곁에 떠 있는거 있지?
이건 결코 감상이 아닐거야.오늘 아침부터 미미와 연결된 내마음이 이렇게 끝까지 무지개 빛깔로 비춰지다니....이건 결코 우연이 아닌,어떤 의미를 말해준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우리는 의미있는 "신화"를 가슴속에 만들어 가는 존재들이라고 누군가 말했던 기억이 나네.

미미, 내가 말했지? 난 짧은 글을 잘 못 쓰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오늘도 그래 버렸네 그려.
그럼 이만,이해 할줄 믿으며....
현숙.



>생각지도 않았는데 생일을 기억하시고
>손수 지으신 아름다운 시를 올려주시다니요...
>남편 생일 파티 준비에 제가 나이 먹는것은 잊어버리고 있었거든요.
>피곤해서 눈 비벼가며 만나도 좋은 사람,
>당신은 그런 사람입니다.
>그런 만남 후엔  꼭 아름다운 잔영이 남지요.
>
>그 애틋함과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시로 남다니...
>새삼스럽게 진솔한 시심의 위력에 고개 숙여지는군요.
>잠시 김남조 시인의 겨울바다를 함께 즐겨요,
>우리, 네?
>
>..............................................
>
>겨울바다                
>
>겨울바다에 가보았지
>未知(미지)의 새
>보고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버리고
>허무의 불
>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忍苦(인고)의 물이
>水流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
>김남조(1967)
>
>
>
>
>>미미,
>>미미의 진짜 생일도, 새로 태어난 기념으로 만들어진 의미있는 생일도 며칠 남지를 않았다.한 해 한 해 참으로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가는 미미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으로 감사하고 존경하면서 지켜보고 있다.요즈음 읽고 있는 "스캇 펙"이라는 사람이 쓴 책에 이런글이 써 있었다.
>>"진짜 선한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자신의 성숙과 민감성을 저버리지 않는다.품위란 삶의 하강기가 찾아와도 퇴행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 고통에 직면하면서도 무뎌지지 않을 수 있는 능력, 극심한 고뇌를 겪으면서도 제자리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역량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인간의 위대함을 재는 최선의 척도는 고난에 대처하는 역량일 것이다"
>>나는 미미가 그런 품위를 간직 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존경하고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존재이다.
>>
>>지난번 애니의 "Bridal Shower"를 마치고 May 집사님과 함께 해 떨어지는 헌팅톤 비치를 웃음으로 휘젖고 다니던 날, 문득 시 상이 하나 떠 올라 써 보았는데 오늘 미미의 생일을 축하 하면서 주고 싶다.
>>    
>>       헌팅톤 비치
>>
>>내친구 M M 의 집앞
>>헌팅톤 비치의 Main Street
>>
>>주말의 북적거림이
>>도리어 여유로운 곳
>>
>>도시의 한복판 처럼
>>부딪히고 부딪히고
>>걸어가는 좁은 보도위에
>>
>>인간이 그리운
>>낭만과 풍요가 넘치는곳.
>>
>>내 친구가 살고 있는곳
>>
>>싱싱한 발걸음을 재촉하며
>>부딪히는 인파를 뚫고
>>
>>석양의 피어를 향해
>>종종이 걸어가는
>>친구 M M 의 모습이
>>내 눈 솟에 삼삼히 박혀 있는곳.
>>
>>
>>
>>생일 축하해!
>>
>>다시 만날때 까지 안녕!
>>현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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