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한철

2015.09.24 10:54

박준 조회 수:322


마음 한철

미인은 통영에 가자마자
새로 머리를 했다

귀밑을 타고 내려온 머리가
미인의 입술에 붙었다가 떨어졌다

내색은 안 했지만
나는 오랜만에 동백을 보았고
미인은 처음 동백을 보는 것 같았다

“우리 여기서 한 일 년 살다 갈까?”
절벽에서 바다를 보던 미인의 말을

나는 “여기가 동양의 나폴리래”하는
싱거운 말로 받아냈다

불어오는 바람이
미인의 맑은 눈을 시리게 했다

통영의 절벽은
산의 영정과 
많이 닯아 있었다.

한철 머무는 마음에게
서로의 전부를 쥐여주던 때가 
우리에게도 있었다.

-박준-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0
전체:
45,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