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중앙 -미미 박 인터뷰

2003.12.31 23:13

미미박 조회 수:558 추천:24

주간중앙 인터뷰-2003년 12월 20일
사람과 사람이야기-미미 박 <라이프 코치>

“운동선수만 코치가 필요한 건 아녜요”

“이 세상에서 자기 자신에 대해서 배우는 클래스는 없쟎아요? 자신에 대해 정확히 알고 어떻게 가야할지 길을 알려준다면 인생에서의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겠지요.”
임상심리학자로 쎄라피스트라는 직업을 거쳐 현재 ‘라이프 코치(Life Coach)' 라는 색다른 직업을 가진 프로폐셔널 우먼 미미 박씨(44세). 도대체 라이프 코치란 무엇일까.
“누군가가 힘들어하면 우린 흔히 어드바이스를 해 주쟎아요. 그런데 어드바이스는 어디까지나 어드바이스일 뿐이죠. 라이프 코치는 운동선수처럼 멘토링에서부터 컨설팅, 티칭을 겸해 클라이언트를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클라이언트에게 정신적 자유와 의지를 드리는 거죠.”

중대부여 중 수석 졸업, 서울여고 2학년을 마치고 건너온 미국, 그녀는 본명인 ‘김미환’과 미국명인 ‘미미 박’ 사이에서 아이덴티티의 혼란을 경험하면서 세상과 사람들 사이에서 호흡하는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민 오자마자 고등학교를 올 에이로 졸업한 후 UCI에 입학하는 등 천재성을 보였던 그녀가 선택한 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프로페셔널이었다.
“쎄라피스트로 7년 정도 일을 했어요. 그러면서 제 자신도 풀타임으로 다른 쎄라피스트에게 카운슬링을 받았어요. 그것만도 벤츠차 값 몇 대는 넘죠.(웃음) 그렇게 제 마음을 비우고 마음의 쓰레기통을 키워놓지 않으면 제 고객들의 얘기를 들어주기 힘들거든요.”

변호사 남편을 도와 낮에는 사무장으로 밤에는 대학원을 다니며 참 억척스럽게 살았다. 그러나 박사과정을 밟는 도중 급성 백혈병으로 쓰러졌다. “생과 사의 경계선에 서 있어 보았기 때문에 지금 살아있다는 자체만으로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삶의 ‘연장전’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 세상 어떤 것이 아름답지 않을 수 있겠어요?”

급성백혈병으로 쓰러진 후 전화상담으로 시작

근 2년을 병마와 싸우며 철저하게 격리돼 있었단 박씨는 면역문제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전화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찾게 됐다. 그러던 중 관심을 끈 것이 바로 라이프 코치였다. 미국 라이프 코치 협회에서 정식 교육을 받고 지금처럼 재택근무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의 ‘코치’가 된 것도 어느새 2년째다. “한인들에겐 낯설지만 미국에만도 2만 여명의 라이프 코치가 있어요. 한인은 저밖에 없어요. 그러다보니 제 클라이언트는 타주를 비롯해 한국, 유럽 등 전 세계에 계세요. 그러니 전화가 새벽도 없이 걸려옵니다. 전화로만 해도 얼마든지 정신적인 교류가 가능하거든요. 부부 성문제 상담에서부터 비즈니스 컨설팅까지 지금까지 살아온 제 모든 경험을 다 녹여 고객들을 도와 드리고 있습니다.”

입은 최대한 봉하고 고객의 어떤 스토리에도 놀라지 않기. 미미 박씨가 반드시 지키는 룰이다. 하지만 그녀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속으로는 운단다. “저는요? 하늘을 보고 바다를 보고 울어요. 아침마다 새벽 4시 반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1시간을 자연과 대화하며 걷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매일 새벽 한 시간을 걸으며 그녀의 가슴속에 그날 상담 할 고객들이 들어올 자리를 만들어 둔다.
<장헌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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