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가 울었습니다
2003.06.20 01:20
뻐꾸기가 울었습니다
그 뻐꾸기의 울음을 들은 것은
풀러톤에 사는 친구 집에서였습니다
창문은 열려 있었고
바람은 가끔씩
우리들의 대화에 끼어 들어
냅킨 자락을 들먹거리는 오후였습니다
장위동에 있는 공주능 어구에서
초여름을
나와 함께 즐기던 그 뻐꾸기
그 날은,
내가 그곳을 떠나 이민오기 전 날
소나무 등걸에 앉아 아무리 기다려도
딴청만 부리더니
서른 다섯 해를 넘어서야
지금 찾아와 우는 것은
마지막 이별이라도 예감되어서일까
친구는
거실에 걸려있는 벽시계를 눈짓했지만
그 날 나는
그 뻐꾸기의 울음을 듣는 것 외에
간절한 소망 더 없다싶어
뻐꾸기가 왔다,
뻐꾸기가 왔다고
끝내 고집하고 말았습니다.
그 뻐꾸기의 울음을 들은 것은
풀러톤에 사는 친구 집에서였습니다
창문은 열려 있었고
바람은 가끔씩
우리들의 대화에 끼어 들어
냅킨 자락을 들먹거리는 오후였습니다
장위동에 있는 공주능 어구에서
초여름을
나와 함께 즐기던 그 뻐꾸기
그 날은,
내가 그곳을 떠나 이민오기 전 날
소나무 등걸에 앉아 아무리 기다려도
딴청만 부리더니
서른 다섯 해를 넘어서야
지금 찾아와 우는 것은
마지막 이별이라도 예감되어서일까
친구는
거실에 걸려있는 벽시계를 눈짓했지만
그 날 나는
그 뻐꾸기의 울음을 듣는 것 외에
간절한 소망 더 없다싶어
뻐꾸기가 왔다,
뻐꾸기가 왔다고
끝내 고집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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