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떠도는 섬

2003.06.25 01:40

문인귀 조회 수:215 추천:20

아직 떠도는 섬
-돌섬 . 열-

문인귀

육이오 때
정부자(鄭富者)만 그랬겠습니까만
목포 앞 바다에
시퍼렇게 뜬 눈 수몰(水沒)당했다지요

정부자(鄭富者)만 아비였겠습니까 만
다섯 살배기 막내딸년
열 다섯 살 나도록 살려만 주라고
살려만 주라고
유독 커다만 피의 절규
파도 위에 남기더랍니다

그렇게 해서 생긴 섬은
열 다섯 해를 네 곱이나 더 살아온
막내 딸 가슴에
아직껏 동동 떠있다는데
어찌 정부자(鄭富者)집 막내딸만 그러겠습니까.

<이 시는>
6월25일이 가까워지니 한국의 6.25전쟁이 생각나며 수많은 사람들의 억울한 죽음이 떠오른다. 그 중 최근에 전해들은 목포에서 있었던 정부자의 주검, 그가 죽임을 당한 것은 부자였다는 그 몫이었다고 한다. 가족들 앞에서 꽁꽁 묶인 채 앞 바다에 내던져 생수장 당한 그의 죽음은 당시 그의 막네딸이던 정모시인이 이곳에서 함께 문학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그 아픔이 더욱 절실하게 곰감되는 건 사실이나 생각해보면 이런 일이 당사자들의 슬픈 전설로만 남을 일이 아니다는 것이다. 이것은 곧 한국인인 나 자신의 일이며 우리 한민족 모두의 일인 것이다.
북핵이다, 반미운동이다 하는 요즘의 한반도 주변의 불안전한 기류와 6.25전쟁을 피부로 누끼지 못한 전후세대들의 지나친 진보성향에 가슴이 조마조마해진다.

문인귀/시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 실상에 대하여 - 그림자.둘 문인귀 2003.07.02 216
21 허상에 대하여 -그림자.하나 문인귀 2003.07.02 203
20 거울을 보며 문인귀 2003.06.29 241
» 아직 떠도는 섬 문인귀 2003.06.25 215
18 뻐꾸기가 울었습니다 문인귀 2003.06.20 285
17 눈빛 있네 문인귀 2003.06.11 311
16 사막일지 * 하나 문인귀 2003.06.04 251
15 우리 엄마 문인귀 2003.05.10 251
14 욕쟁이 할머니 문인귀 2003.05.08 351
13 R 그렇고 말고요. 문인귀 2003.05.04 279
12 육순(六旬)의 노래 문인귀 2003.05.02 430
11 부재(不在) 문인귀 2003.04.17 212
10 길 . 둘 -이무기- 문인귀 2003.04.03 171
9 길 . 하나 문인귀 2003.04.02 175
8 진심이라는 것 문인귀 2003.03.31 235
7 방향감각 문인귀 2003.03.27 192
6 사랑 싫소(失笑) 문인귀 2003.03.26 266
5 좋아하는 시인 소개 - 이성선 문인귀 2003.03.20 815
4 촛불 문인귀 2003.03.20 272
3 봄 이슬 문인귀 2003.03.20 251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0
전체:
45,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