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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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6.08.0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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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오연희

더위에
사람이 죽었다는 뉴스가
창 틈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에어컨 쌩쌩 돌아가는 집안에서
푹푹 찌는 창 밖을 내다보고 있는 사람
바짝 달구어진 아스팔트 위에 널브러져 있던 나는
한쪽 눈을 치켜 뜬다

너와 나 사이에 놓인 창
안락한 저 안쪽에 서서 바라보는 이쪽 세상
동정의 시선을 의식한다
몸을 더 길게 늘어뜨리고 눈을 지긋이 감는다
아주 잠시였다
급작스럽게 창문이 열어 젖혀지고
얼음처럼 찬 기운이 쏟아져 나온다

창이 열렸으니 우린
한 세상이다
찬 기운과 더운 기운이 어우러지는
한.세.상
느긋한 상상에 젖어 드는 순간
빠른 속도로 날아오고 있는 물체가 감지 되고
재빠르게 피한 자리에
낡은 운동화 한 짝 나 뒹군다

저 만치 나무 그늘 밑
한여름 낮의 꿈을 즐기려던 친구들
슬며시 몸을 세운다

창이 열린다고 한세상이 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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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엎치락 뒷치락

  2. 사우나탕에서

  3. 나이테

  4. 인터뷰

  5. 뭉클거림에 대하여

  6. 대추를 따며

  7. 우체통 앞에서

  8. 온실

  9. 사랑이 오염되다

  10. 말 걸기

  11. 휘둘리다

  12. -도종환의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를 읽고-

  13. 지문을 찍으며

  14. 통마늘

  15. 인연

  16. Help Me

  17. 자카란타 꽃잎 떨구며

  18. 숨쉬는 것은 모두 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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