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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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6.08.29 04:32

잔치국수

조회 수 22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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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국수

                           오연희

 

어른들 세상은 어차피

상관없었다

 

죽은 자가 누군지 말해주는 이도 없었고

들었다 해도 세상 밖의 바람 소리였던

유년의 마당

 

휘청이는 허연 천막

눅눅한 그늘

국수 그릇 후루룩이는 어른들의

웅크린 등이 아슴하다

어른이 곡을 하고 나오면

다음 어른이 들어가서 곡을 이어가던

일정한 리듬의 곡성 뒤편은 그저

적막한 어둠뿐

 

숨죽이고 있던

폭포수로 터지는 슬픔의 임계점

 

대책 없이 축축한 날은

잔치국수로 때우고 싶다

외로움이 안개처럼 몰려오다가도

굽은 등의 담담함이 고요히 찾아드는

 

삶과 죽음이 알맞게 양념 쳐진

시절의 잔치국수

그릇

 



-미주문학 2016년 가을호-

?
  • Chuck 2016.08.29 07:52
    잔치국수라는 이름은‘잔치 때 먹는 음식’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함니다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결혼식, 생일잔치,
    환갑잔치에 국수발처럼 오래 잘 살라는 의미로 잔치국수가 되었다고합니다

    잔치국수의 유래..

    국수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음식이다. 국수가 오늘날이야 손쉽게 접하고 자주 먹는 음식이지만
    예전에는 귀한 음식이었다. 국수가 잔칫집의 대표음식이 된 것은 길다란 면발이 '장수'의 뜻을 담고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됐지만 귀한 밀가루로 만든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흔히 언제 결혼할 거냐고 물을 때 "언제 국수 먹여 줄 거냐"고 말하는 것도 그런 연유로 생겨났다 하네요.

    그러고 보니 시원한 콩국수가 생각나는 나른한 오후..

    https://youtu.be/fgq-u89oEZY
  • 오연희 2016.09.14 09:39

    '잔치' 그렇게 화사한 이름의 국수를 장례식날도 먹는 걸 보면
    조상님들도 '죽음'을 '본향으로 돌아간다'는 것으로 해석한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 son,yongsang 2016.09.21 02:24
    오래 전 엄니 장례식 날 봉분을 하며 산자락 천막에서 말아 먹던 '잔치' 국수의 그 맛은 그냥 어머니 모습처럼 아련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요즘은 멸치보다는 다시다 국물이더군요! ㅋㅋ
  • 오연희 2016.09.22 01:24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미국 공원묘지에 비하면
    한국은 저멀리 산자락에....완전히 떠나보내는 것 같아 슬픔이 극대화되는 느낌이 들어요.

    잔치국수...멸치.다시마.표고버섯을 우린 물에 말아먹으면 더 맛있어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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