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국수
오연희
어른들 세상은 어차피
상관없었다
죽은 자가 누군지 말해주는 이도 없었고
들었다 해도 내 세상 밖의 바람 소리였던
유년의 마당
휘청이는 허연 천막
눅눅한 그늘 속
국수 한 그릇 후루룩이는 어른들의
웅크린 등이 아슴하다
한 어른이 곡을 하고 나오면
다음 어른이 들어가서 곡을 이어가던
일정한 리듬의 곡성 그 뒤편은 그저
적막한 어둠뿐
숨죽이고 있던 숨
폭포수로 터지는 슬픔의 임계점
대책 없이 축축한 날은
잔치국수로 때우고 싶다
외로움이 안개처럼 몰려오다가도
굽은 등의 담담함이 고요히 찾아드는
삶과 죽음이 알맞게 양념 쳐진
그 시절의 잔치국수
한 그릇
-미주문학 2016년 가을호-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결혼식, 생일잔치,
환갑잔치에 국수발처럼 오래 잘 살라는 의미로 잔치국수가 되었다고합니다
잔치국수의 유래..
국수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음식이다. 국수가 오늘날이야 손쉽게 접하고 자주 먹는 음식이지만
예전에는 귀한 음식이었다. 국수가 잔칫집의 대표음식이 된 것은 길다란 면발이 '장수'의 뜻을 담고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됐지만 귀한 밀가루로 만든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흔히 언제 결혼할 거냐고 물을 때 "언제 국수 먹여 줄 거냐"고 말하는 것도 그런 연유로 생겨났다 하네요.
그러고 보니 시원한 콩국수가 생각나는 나른한 오후..
https://youtu.be/fgq-u89oEZ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