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15
어제:
10
전체:
1,291,908

이달의 작가
2005.04.20 08:06

가위질

조회 수 801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위질/오연희


느슨한 올에 간신히 매달린 단추
쭉 잡아 당겼다가 바짝 붙인다
실 몇 번 홀쳐 묵고 남겨진 실 꼬리
가위로 잘라 내니
번듯한 치마 한 벌
외출 준비 끝이다

오래 전
어린 딸 손에 잘못 쥐어진 가위
멀쩡한 치마 싹뚝싹뚝 잘라 놓고
잘 했지? 하던
신명난 얼굴 떠 오른다

제 신명에 겨워 뱉은 말
가슴에 꽂히면
가위 잘못 놓아 둔 내 탓이야
잘못 쥐어진 가위 탓이야
달래 봐야지

앞 가슴 바짝 여미며
내 딛는 걸음 걸음
단정한 치마 아래 벌건 종아리
한 껏 팽창해진 실핏줄

오늘 외출은
가위질 소리 유난히
탱탱 하겠다



오레곤문학 2005년호  








?
  • 오연희 2015.08.19 08:23
    김진학 (2005-04-26 04:24:49)

    나날이 승승장구하는 시어들을 보며 아무래도 저는 시를 사표내야 할 것같습니다. ㅎㅎㅎ 오연희 선생님 건강하십시오,



    오연희 (2005-04-28 13:26:13)

    글을 쓴다는것..
    왜 나날이 어렵게만 다가오는지
    써놓고 보면 늘 미진하기만 합니다.
    멋진글보다 진실한 글을 쓰고 싶은데..
    표현력의 한계에 부딪힐때가 너무 많네요.
    감사해요. 선생님...^*^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9 1 오연희 2006.06.08 809
248 수필 [이 아침에] 이육사의 '청포도'는 무슨 색일까? 오연희 2013.09.25 806
247 사랑 1 오연희 2007.02.28 804
246 도너츠 오연희 2004.02.18 802
245 인생, 그 세월의 강 오연희 2004.06.05 802
244 성탄카드를 샀네 1 오연희 2006.12.19 802
» 가위질 1 오연희 2005.04.20 801
242 나의 아이들아 1 오연희 2007.02.28 797
241 인생, 광야의 세월 오연희 2004.06.06 795
240 구안와사 1 오연희 2006.01.01 794
239 릴레이 오연희 2006.05.24 788
238 5월의 이별 오연희 2006.06.14 787
237 첫사랑처럼 오연희 2004.08.09 786
236 해 바라기 file 오연희 2004.09.29 786
235 신부엌떼기 오연희 2012.03.30 786
234 지워지지 않는 이름이고 싶다 오연희 2004.08.26 782
233 사우나탕에서 1 오연희 2006.11.14 780
232 낙엽주(落葉酒) 1 오연희 2004.11.10 779
231 8월 오연희 2012.08.12 779
230 왕의 남자 오연희 2006.06.14 775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