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ㅡ가정/ 박 목월

2011.03.23 21:04

박영숙영 조회 수:381 추천:101

지상에는
아홈케레의 신발
아니 현관에는 아니 들깐에는
아니 어느 시인의 가정에는
알전등이 켜질 무렵을
문수가 다른 아홉 켤레의 신발을.


내 신발은
십 구문 반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그들 옆에 벗으면,
육문 삼의 코가 납짝한
귀염둥아 귀염둥아
우리 막내둥아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얼음과 눈으로 벽을 짜올린
여기는
지상
연민한 삶의 길이여
내 신발은 십구문 반.


아랫목에 모인
아홉 마리의 강아지야
강아지 같은 것들아
굴욕과 굶주림과 추운 길을 걸어
내가 왔다.
아버지가 왔다.
아니 십구문 반의 신발이 왔다.
아니 지상에는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
존재한다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 <경상도의 가랑잎>(1968) -

개관정리

⑴ 성격 : 독백적, 상징적

⑵ 중요시구

    * 지상 → 삶의 공간(현실세계)

    * 눈과 얼음의 길 → 얼음판을 걷듯이 아슬아슬하기만 한 고달픈 현실

⑶ 주제 : 가장으로서의 아버지의 고달픔·연민과 가족에 대한 애정



◆ 시상의 전개방식(구성)

   ○ 1연 : 현관에 놓인 아홉 켤레의 신발

   ○ 2연 : 고달픈 현실 속에서도 느껴지는 가족에 대한 애정

   ○ 3연 : 고달픈 삶 속에서 느끼는 가장으로서의 연민의 자의식

   ○ 4연 : 아버지로서의 서글픔 및 가족을 통한 위안



◆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작품의 화자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있으나 또한 고달픈 현실 생활 속에서 힘겨워하고 있다. '눈, 얼음, 연민, 굴욕, 굶주림, 추위' 등 힘겨운 현실을 드러내는 부정적 이미지의 시어와 '귀염둥아, 미소, 강아지' 등 가족에 대한 사랑이 가득 드러나는 시어가 교차되면서 생계를 겨우 유지해 가는 자신에 대한 안타까움과 연민, 그리고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는 자식에 대한 애정이 잘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대조적 시어의 배치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비애와 행복이 섞여 있는 현실적 삶의 무게를 느끼게 함으로써 서글픈 정감에 젖어들게 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유튜브 박영숙영 영상'시 모음' 박영숙영 2020.01.10 85
공지 님들께 감사합니다 박영숙영 2014.02.14 190
공지 저작권 문제있음 알려주시면 곧 삭제하겠습니다. 박영숙영 2013.02.22 246
73 용서 / U.샤펴 지음 박영숙 2010.06.09 356
72 편지 / 김 남조 박영숙 2010.07.01 333
71 어떤 생일 축하/법정 박영숙 2010.08.31 509
70 저무는 꽃잎/도종환 박영숙영 2010.09.24 283
69 꽃잎/도종환 박영숙영 2010.09.24 323
68 가을 오후 / 도종환 박영숙영 2010.11.11 304
67 사랑은/김남주 박영숙영 2010.11.30 271
66 호 수 /정지용 박영숙영 2010.11.30 402
65 우리가 어느 별에서 /정호승 박영숙영 2010.11.30 499
64 [스크랩]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류시화 박영숙영 2010.11.30 293
63 [스크랩] 황홀한 고백 /이해인 박영숙영 2010.11.30 402
62 [스크랩] 참 좋은 당신 /김용택 박영숙영 2010.11.30 353
61 [스크랩]즐거운 편지 /황동규 박영숙영 2010.11.30 487
60 스크랩 ㅡ나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 U. 샤퍼 박영숙영 2010.11.30 379
59 스크랩 ㅡ늙어가는 아내에게 /황지우 박영숙영 2010.11.30 346
58 스크랩 ㅡ사랑 /정호승 박영숙영 2010.11.30 328
57 스크랩ㅡ이제는 더이상 헤매지 말자 /바이런 박영숙영 2010.11.30 302
56 스크랩 ㅡ너를 사랑한다는 것은 /용혜원 박영숙영 2010.11.30 366
55 스크랩 ㅡ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브라우닝 박영숙영 2010.11.30 325
54 스크랩 ㅡ좋은글 ㅡ하얀 겨울이 그립습니다 박영숙영 2010.12.02 323
53 부화孵化 / 김종제 박영숙영 2010.12.10 329
52 [스크랩] ▶ 잠시 멈추어 쉼표를 찍는다 박영숙영 2010.12.13 335
51 인생을 다시 산다면/ 나딘 스테어(85세, 미국 켄터키 주에 사는 노인 박영숙영 2010.12.22 425
50 한 해를 보내며/이해인 박영숙영 2010.12.28 449
49 [스크랩]ㅡ불밥/김종제 박영숙영 2011.01.30 386
48 서릿발/ 최삼용(바브) 박영숙영 2011.02.07 631
47 스크랩 ㅡ 그대는 꿈으로 와서/-용혜원- 박영숙영 2011.02.17 354
46 그대의 행복 안에서/칼릴지브란 박영숙영 2011.02.20 433
45 행복/유치환 박영숙영 2011.02.21 797
44 붙잡아 둘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 도종환 박영숙영 2011.02.28 507
43 어떤 관료 - 김남주 박영숙영 2011.02.28 428
42 "시" '아네스의 노래'/영화 <시 詩>가 각본상을 박영숙영 2011.02.28 616
41 [스크랩]ㅡ그리워 한다는 것은/이효텽 박영숙영 2011.03.23 358
40 [스크랩]ㅡ가을에/정한모 박영숙영 2011.03.23 406
» 스크랩 ㅡ가정/ 박 목월 박영숙영 2011.03.23 381
38 간(肝)/ 윤동주 박영숙영 2011.03.24 518
37 [스크랩] 속옷/김종제 박영숙영 2011.04.04 425
36 [스크랩]ㅡ목단 꽃 그리움/이상례 박영숙영 2011.04.24 534
35 [스크랩] 꽃피우기/도종환 박영숙영 2011.04.27 359
34 푸쉬킨(Alexandr Sergeevitch Pushkin) (1799.6.6~1837.2.10) 박영숙영 2011.04.27 698
33 [스크랩] 꽃잎 인연/도종환 박영숙영 2011.04.27 1209
32 [스크랩] 너에게 띄우는 글/이해인 박영숙영 2011.04.27 415
31 고갈비/최삼용(바브 박영숙영 2011.06.03 381
30 하루의 길 위에서 /이해인l 박영숙영 2011.07.06 475
29 근원설화 ㅡ김종제ㅡ 박영숙영 2011.07.16 327
28 이해인/존재 그 쓸쓸한 자리 중에서 박영숙영 2011.09.16 406
27 하늘의 천/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박영숙영 2011.09.29 497
26 동반자/ Companionship 박영숙영 2012.01.11 329
25 Like the Blooming Dandelion on Earth/흙 위에 민들레 자라듯 박영숙영 2012.01.21 423
24 The Road Not Taken /robert frost – 번역:피천득 박영숙영 2012.01.21 852
23 그날이 오면/심훈 박영숙영 2012.03.12 803
22 꽃/박두진 박영숙영 2012.03.12 540
21 사슴/노천명 박영숙영 2012.03.12 659
20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박영숙영 2012.03.12 700
19 봄은 간다 / 김억 박영숙영 2012.03.12 506
18 바위 /유치환 박영숙영 2012.03.12 539
17 마음 /김광섭 박영숙영 2012.03.12 580
16 Duskㅡ황혼 박영숙영 2012.08.22 300
15 Drinking Song 술 노래 / 예이츠 박영숙영 2013.02.22 733
14 Had I the heaven's embroidered cloths 하늘의 천 박영숙영 2013.02.22 527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28
어제:
90
전체:
885,7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