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ㅡ가정/ 박 목월

2011.03.23 21:04

박영숙영 조회 수:395 추천:101

지상에는
아홈케레의 신발
아니 현관에는 아니 들깐에는
아니 어느 시인의 가정에는
알전등이 켜질 무렵을
문수가 다른 아홉 켤레의 신발을.


내 신발은
십 구문 반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그들 옆에 벗으면,
육문 삼의 코가 납짝한
귀염둥아 귀염둥아
우리 막내둥아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얼음과 눈으로 벽을 짜올린
여기는
지상
연민한 삶의 길이여
내 신발은 십구문 반.


아랫목에 모인
아홉 마리의 강아지야
강아지 같은 것들아
굴욕과 굶주림과 추운 길을 걸어
내가 왔다.
아버지가 왔다.
아니 십구문 반의 신발이 왔다.
아니 지상에는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
존재한다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 <경상도의 가랑잎>(1968) -

개관정리

⑴ 성격 : 독백적, 상징적

⑵ 중요시구

    * 지상 → 삶의 공간(현실세계)

    * 눈과 얼음의 길 → 얼음판을 걷듯이 아슬아슬하기만 한 고달픈 현실

⑶ 주제 : 가장으로서의 아버지의 고달픔·연민과 가족에 대한 애정



◆ 시상의 전개방식(구성)

   ○ 1연 : 현관에 놓인 아홉 켤레의 신발

   ○ 2연 : 고달픈 현실 속에서도 느껴지는 가족에 대한 애정

   ○ 3연 : 고달픈 삶 속에서 느끼는 가장으로서의 연민의 자의식

   ○ 4연 : 아버지로서의 서글픔 및 가족을 통한 위안



◆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작품의 화자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있으나 또한 고달픈 현실 생활 속에서 힘겨워하고 있다. '눈, 얼음, 연민, 굴욕, 굶주림, 추위' 등 힘겨운 현실을 드러내는 부정적 이미지의 시어와 '귀염둥아, 미소, 강아지' 등 가족에 대한 사랑이 가득 드러나는 시어가 교차되면서 생계를 겨우 유지해 가는 자신에 대한 안타까움과 연민, 그리고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는 자식에 대한 애정이 잘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대조적 시어의 배치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비애와 행복이 섞여 있는 현실적 삶의 무게를 느끼게 함으로써 서글픈 정감에 젖어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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