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칸 영화제에서 영화 <시 詩>가 각본상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여주인공이 가슴 아픈 이별의 시(詩)를 낭독하는 장면도 나오고,
그리고, 이제는 할머니가 되어버린 윤정희 씨가 주인공 미자(윤정희 분)로서 다음 시를 읽습니다.

제목은 '아네스의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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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얼마나 적막할까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지고
좋아하는 음악 들려올까요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 소리 들리고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을까요


한 번도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을까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해야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람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이제 어둠이 오면
촟불이 켜지고 누군가 기도해 줄까요

하지만 아무도 눈물을 흘리지 않기를
검은 강물을 건너기 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당신을 축복하리


마음깊이 나는 소망합니다
내가 얼마나 당신을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 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 소리에
얼마나 가슴뛰었는지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다시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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