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속옷/김종제
2011.04.04 21:52
봄날
나무들은
목욕을 하는지
희거나 붉거나 노란 속옷을
슬쩍 보여주고 있어서
저 속옷도
어떻게든 한 번 벗겨보고 싶어서
좋아한다고
빗물로 글도 보내고
사랑한다고
햇살로 맹서를 하는데
저 여인네는
그저 빙그레 웃기만 하고
향기로운 살 내음만
분분 날리고 있어
나도
사철 푸릇푸릇한 속옷만 입고
그 옆에 서서
내내 훔쳐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나무들은
목욕을 하는지
희거나 붉거나 노란 속옷을
슬쩍 보여주고 있어서
저 속옷도
어떻게든 한 번 벗겨보고 싶어서
좋아한다고
빗물로 글도 보내고
사랑한다고
햇살로 맹서를 하는데
저 여인네는
그저 빙그레 웃기만 하고
향기로운 살 내음만
분분 날리고 있어
나도
사철 푸릇푸릇한 속옷만 입고
그 옆에 서서
내내 훔쳐보고 싶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