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사랑

  

귀한 자의 딸아

깊어지는 사랑 그대여

신을 신은 그대의 발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

그대의 넓적다리는 둥글어서

숙련공의 손으로 정성스레 조각한

균형 있는 구슬꿰미 같구나

섞은 포도주를 가득히 부은

둥근 축복의 잔 같은 그대의 배꼽

백합화로 두른 밀단 같은 그대의 허리

암사슴의 쌍태 새끼 같은

그대의 두 유방

상아 망대 같은

희고도 매끄러운 그대의 목

헤스본 바드랍빔 문 곁의 연못 같은 그대의 눈

다메섹을 향한 레바논 망대 같은 그대의 코

아름다운 갈멜 산 같은 머리

자줏빛을 드리운 머리털

왕의 마음이 그대의 머리카락에 꼭 매이었구나

사랑아, 나의 사랑아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

봄날을 맞은 듯

어찌 그리 화창한지

한없이 즐겁고 즐겁구나

종려나무 같은 맵시에 늘씬한 그대의 키

그 열매송이 같이 탐스러운 그대의 유방

내가 말하기를

종려나무에 올라가서

그 가지를 잡으리라 하였나니

포도송이 같은 그대의 유방

사과냄새 같은 그대의 콧김

그리고

그대의 입은 아름답고 향기로워

아주 좋은 포도주 같이

내 입에 달겠구나

내 사랑하는 이여

이 포도주는 그대를 위하여

사랑으로 매끄럽게 흘러내려서

자는 자의 입을 움직이게 하고도

남음이 있을 거예요

내 사랑하는 자여

나는 이미 그대에게 속하였으매

나를 사모할 이는

오직 

그대뿐이어요

나의 사랑하는 이여

우리 함께

아름답고 화창한 들로 나가요

거기 그윽한 동네를 찾아 유숙해요

또 새봄이 왔어요

어서 일어나서 포도원으로 가요

포도나무에 포도 움이 돋았는지

꽃나무에 꽃술이 퍼졌는지

석류꽃은 피었는지

어서 둘러보아요

파릇파릇 봄풀 돋듯이

우리 사랑은 자라 오르는데

사랑하는 그대여

지금까지 고이 간직해온 내 사랑을

거기서 그대에게 드릴 게요 

합환채가 가득히 향기를 뿜네요

내가 사랑하는 그대를 위하여

우리의 문 앞에 쌓아 둔

갖가지 귀한 새 열매와 묵은 열매가

수북하여 매우 넉넉하네요

이것은 모두 그대를 위한 것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