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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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아가 사랑하는 연인들

2016.12.06 07:07

최선호 조회 수:75

 

 

사랑하는 연인들

 

나는 흰 구름 퍼진 듯 피어나는

사론의 아름다운 꽃

그대 가슴에 피는 수선화

쓸쓸하고 고독한 골짜기를 밝히는 

깨끗하고 아름답고 순수하기 이를 데 없는 빛의 꽃

광야의 이름 높이 붉게 타오르는 풀이여 꽃이여

누구나 내 향기에 가슴을 데우노니

영혼의 등불 같은 나는 이채로운 백합으로

조금도 원망의 빛이 없는 어여쁨으로 가득하구나


참으로 좋고 아름답고 훌륭함이여

그대를 에워싼 가시나무숲속에

홀로 핀 꽃, 백합이여


형극의 길을 걸어 나에게 가까이

더 가까이 다가오는 술람미 여인아


그대의 샛별 같은 눈빛은

눈물 한 점 묻지 않고

웃음과 기쁨으로 탐스럽구나


남자들 중에 나의 사랑하는 자여

어느 면으로나 그대는 늠름한 사나이

나의 전부를 갖고 싶어 하는 그대는

수풀 가운데 가장 싱싱한 사과나무


그 나무에 햇볕 달빛 별빛 그늘 드리워

그 그늘에서 새들과 함께 노래 부르는 기쁨은

실과 맛보다 입에 달구나


잔치 집으로 나를 이끄는 그대여

그대 사랑이여 나의 깃발이여


그대 진실로 나를 사랑함이라   

나의 사랑 내가 이기지 못하여

이미 내 속에 상사병이 들었구나


건포도를 내 입에 넣어다오

달아올라 불덩이 된 내 속을

사과즙으로 시원케 해다오


그대 왼손으로는 내 머리에 베개를 삼고

그대 오른손으로는 나를 끌어안아

그대 곁에 누이는구나


예루살렘 딸들아

아직 나를 흔들지 마라

아직 나를 깨우지 마라

아직 우리의 사랑이 마음껏 무르익지 않았는데


예루살렘 여자들아

너희는 아느냐 노루와 들사슴을

이들을 두고 너희에게 부탁하노니

사랑하는 자가 원하기 전에는

우리를 흔들지도 말고 깨우지도 말아 다오


궁중의 여자들아

너희에게도 들리느냐

나는 지금 나의 사랑하는 자

그대의 정든 목소리를 듣는다


그대가 험산준령을 달려

내게로 오고 있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에

작은 산은 훌훌 넘어 오는구나 


나의 사랑하는 자

그대가 어느새 내게 가까이 왔구나

노루와도 같고 어린 사슴과도 같이

우리 벽 뒤에 서서 창으로 들여다보며

창살 틈을 비집고 나를 엿보고 있구나


그대의 간절한 사랑이 보이는구나

내게 속삭이는 정든 그대 목소리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땅 위에는 꽃이 피고

새들의 노래 소리와

산비둘기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포도나무는 꽃을 피워 향기를 뿜어낸다야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봄바람 같은 그대 목소리

내 온 몸을 싸안고 도는데

어서 일어나 함께 가자


사랑하는 나의 비둘기야

그대를 부르는 소리 들리느냐


그대는 바위 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귀 기울여 나의 목소리를 엿듣고 있으면서

내 사랑에 가슴이 닳는구나


나의 사랑 비둘기야

이리 와서 백합꽃잎 같은 그대 얼굴을

내게 보여 다오

부드럽고 고운 그대 목소리를

내게 들려 다오


보고 지고 그대 얼굴

듣고 지고 그대 목소리

아름다운 그대 얼굴

부드러운 그대 목소리

과연 그대 모습이구나


우리를 위하여 여우를 잡으라

황폐한 굴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파괴자

포도를 탐내어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잡으라

잡아서 그의 교활을 꺾으라


우리 포도원에 꽃이 피었다

우리의 포도원을 우리가 가꾸자


나의 사랑하는 그대는 내게 속하였고

나는 그대에게 속하였으니

어느새 마음과 몸이 하나가 되었어라


백합화 흐드러진 사이로

영광의 하늘이 보이는 들에서

양떼를 치는 그대가

진정 내 사랑이로다


그러나 해가 기울어

저녁노을이 하늘에 덮여오면

우리는 잠자리를 같이 하지 말아야지

이별의 산 베데르의 노루와 어린 사슴이 되어

곱고 순결하게 우리의 밤을 지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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