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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아가 연인들의 찬가

2016.12.06 07:14

최선호 조회 수:179

 

 

연인들의 찬가

 

좋기는 포도주가 매양 좋아도

어디 그대와 나의 사랑 입맞춤 만하랴


그대와 나의 가슴과 가슴 사이

그대와 나의 행복과 기쁨이 어리고

높푸른 창공이 내려와 사랑의 깃을 치면

햇과일의 첫맛으로 다가오는 입술과 입술

그대와 나의 향기로운 사랑비단을 짜요


그대와 나의

서로 존경하는 마음으로는 손 등에 입맞춤을

그대와 나의 깊은 정으로는 이마에 입맞춤을

그대와 나의 친절로는 두 뺨에 입맞춤을


아- 아- 사랑하는 그대여

우리의 입맞춤으로 아름답고 영롱한

사랑 새 비단을 짜요   


빠알간 장밋빛 잔물결 무늬 져 오는

오래인 포도주 그윽한 즐거움

입 안으로 번지는 포도주

그 맛이 포도 향기를 넘지 못하고

달아오르는 외로움의 고운 빛뿐이어요


하늘에서 흘러내린 이슬 머금은 향유

향기로운 내음 감도는 가슴에

오렌지 덩어리의 둥근 유방

연밥 같이 도톨도톨한 유두

애띠고 고운 처녀들의 녹아 흐르는 숨결은

사랑하는 그대 가슴을 달군다야


왕이 나를 그대의 침실로

이끌어 들이시니

그대는 나를 인도하시어요

아름답고 아늑한 왕의 침실로


그대여 그대를 따라

나를 부르시는 왕의 침실로

숨 가삐 달음질쳐 가누나


왕의 침실은 은밀한 곳

말이 새지 않아

왕과 나의 아늑한 보금자리이구나


아- 어여쁜 이여

우리 친구들 모두가

그대와 더불어 기뻐하며 즐거워하니

그대의 사랑은 포도주보다 더 진하고


농익은 포도 알

송이송이 영근 사랑

궁중을 싸안고 도는 궁중의 꽃 처녀들이

그대의 사랑가지마다 맺히는데


그 사랑의 싱그러움이여

그대를 향한 다함없는 사랑이여


예루살렘 딸들아

내가 비록 검으나 아름다우니

햇볕 그을린 나의 얼굴이

검은 계달의 장막이더라도

여인의 살결을 타고 흐르는 햇볕

역겹다고 눈 감지 마라


내 어머니의 아들들이 나에게 노하여

나를 포도원지기로 삼았으나

오라버니들 시샘에

나의 포도원을 내가 지키지 못 하였구나  

포도원지기로 내가 햇볕에 끄슬려 거무스름할지라도

나를 흘겨보지 마라


나는 포도원지기, 그래도

솔로몬의 황홀한 휘장 늘어뜨림같이

견딜 수 없는 기쁜 떨림으로

나는 아름답구나

검은 얼굴이 오히려 아름답구나

  

사랑하는 이여

그대의 양들은 어느 풀밭 풀을 뜯고 있느냐

한낮이 되면 쉬는 곳은 어디메냐

내 귀에 속삭여 다오


내가 그대 친구의 양 떼 곁에서

어찌 얼굴을 가린 자 같이 되랴

그대 사랑 머무는 자리에

그대를 만나기 위해

내가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며

물어물어 찾아다녀야겠느냐


찾기 어려운 그대를 찾아

어서 가서 내 얼굴을 보이리라


여인 중에 아주 어여쁜 여인아

그대가 모르겠거든

양떼를 따라 양떼를 따라

선조의 말씀을 따라 말씀을 따라

그대 친구들인 예루살렘 딸들의 말을 따라

목자들의 장막 곁으로 가까이

더 가까이 가서

너의 염소새끼를 먹이려무나


내 사랑아

내가 그대를 바로의 병거의 준마에 비하였구나

싸울 때나 물건을 나를 때 잽싸고 능란한

바로의 병거 준마 같은 늠름한 사랑이여


그대 머리털 바람결에 실어 두 뺨에 날리고

그대 목을 감은 구슬꿰미는 참으로 영롱하구나


그대의 금 사슬 귀걸이에 은으로 수를 놓아 주마 

아름다운 여인 술람미여

늠름한 사랑의 여장부여

그대 사랑 흐르는 향기를

그대 몸에 덧입혀주마


나의 왕이 나와 함께 침상에 앉아

왕의 총애와 영광을 한 몸에 받고

가슴 깊이 묻은 사랑

히말라야의 보탄과 네팔 산 중에 묻힌

감송 향 뿌리에서 뽑은 나도 기름 향기에 실어

나의 왕을 즐겁게 하였구나


아- 나는 나의 왕을 위하여 깊은 사랑의 몰약을 가졌어라

아- 나는 나의 왕을 위하여 내 품 속에 향낭을 차고 있어라

아- 나는 나의 왕을 위하여 엔게디 포도원의 장미냄새로 가득하구나

아- 나는 나의 왕을 위하여 연분홍색 송이송이 고벨화로 곱게 서 있구나


고운 깃털 나부끼는

그대 소리 애절하고 그대 눈은 빛나는데

정결한 제물 같은 나의 사랑 비둘기야   

가장 맑고 밝고 영롱하고 그윽한 

봄바람 같이 한 순간도 거짓 없이 타오르는

사랑으로 붉게 찍어놓은 불씨 같은

그 눈으로 나를 그리는 내 사랑 비둘기야


사랑하는 그대여

어여쁘고 어여쁜 화창한 그대여

우리의 침상은 푸른 비단을 깔아

참으로 아름다워요


월 램프(Wall Lamp) 불빛 은은히 감도는

나이트 테이블(night table),

침대 머리(head of the bed), 침대 발(food of the bed)

침대 옆(side of the bed), 필로우(pillow)와 필로우 슬립

(pillow slip), 티크(tick), 시트(sheet), 매트리스 커버(mattress cover)

퀼트(quilt), 퀼트 커버(quilt cover)

아- 그리고 깃털 침대(feather bed), 깃털침대커버(feather bed cover)

볼스터(wedge-shaped bolster), 나이트 드레스(lady in night dress)

픽처 프레임(picture frame), 인터체인지블 마운트(interchangeable mount)

커텐(curtain), 커텐 로드(curtain-rod), 윈도우 커텐(window curtain)

발코니 도어(balcony door), 베드룸 램프(bedroom lamp), 드레싱 미러

(dressing mirror), 링 스탠드(ring stand), 드레싱 테이블(dressing table)

향수병(scent bottle), 향수 분무기(scent spray), 파우더 박스(powder box)

파우더 퍼프(powder puff), 드레싱 파우프(dressing pouffe)

아- 그리고 또 카펫 러너(capet runner), 베드사이드 카펫 러너(bedside carpet runner), 침대 및 한 옆에 놓인 슬리퍼(slipper)까지


일 년 사시사철이 한 자리에 완연히 어울려

우리를 축복으로 감싸주는데

지금도 우리의 침상은 부드러운 봄바람이 분다야


아-아- 영광이 가득 둘린 우리 집

우리 둘만의 사랑의 요람

그 좋은 백향목 들보에

석가래는 잣나무로

든든하기 이를 데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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