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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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감사와 찬양으로 물든 은혜의 시인 이인미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말씀〉이다. 이 말씀은 문자에 담겨 수천 년을 전해왔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인류문화 위에 태양보다 밝게 빛날 것이다. 바위처럼 굳어 있거나 조용히 침묵만 하고 있는 말씀이 아니라 살아  역사하시는 운동력을 발휘하고 있다. 죄인을 용서하고, 병든 자를 고치시고, 마귀를 쫓으시고, 절망한 이를 소생시키시며, 죽을 수밖에 없는 인생들을 살리셔서 영생으로 인도하시는 다시없이 귀한 능력의 말씀이다. 그러므로 이 말씀을 땅 끝까지 전하여 확산시켜야함이 먼저 말씀을 받은 이들의 귀한 사명이다.

 

  이인미 시인은 복음사역자로서 이런 소명을 가슴에 품은 시인이다. 그러므로 말씀을 연구·묵상하여 그 진리의 의미를 시문으로 정서화해 내는 은사를 발휘하고 있다. 그러기에 이인미 시인이 걷고 있는 이 길에는 복음 꽃씨 날리는 바람이 불고 있다. 거기에 진실한 삶이 있고, 진리가 있고, 계시의 놀라운 근원을 만나는 이름다운 경지가 있고,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어우러져 피어있다. 이인미 시인은 그런 길을 저만치 앞질러 걸어가면서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시를 비롯한 수많은 문학구조물들이 홍수처럼 범람하는 시대에 '이것이다'라고 자신 있게 내 세울만한 작품이 어디 그리 흔하던가! 자칫하면 글마저 세파에 물들기 쉽고, 평생 써낸 작품이 신선도도 없고, 감동조차 느끼기 어려운 글만이라면 얼마나 후회스러운 일이겠는가? 그러므로 일반문학이 따르기 어려운 경지의 말씀문학의 길을 가는 이인미 시인은 신학과 문학사이에 징검다리를 놓아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길을 가도록 손짓을 쉬지 않고 있다. 강단 목회만으로 못다 하는 면을 시와 노래로 채우겠다는 열망이 그 가슴속에 꺼지지 않고 있다. 말씀의 메시지만 중시하는 시대에서 말씀의 시적 승화 시대로 안내하는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말씀은 우리의 삶에 나날이 구체적인 경험과 감화로 다가온다. 주로 문학형식의 이야기나 시, 편지와 같은 형태를 딛고 나타난다. 성경은 인간에게 하나님을 보여주시기 위한 하나님의 말씀이다. 이것이 글로 표현되었으니 인간 문학에 앞서 하나님 문학으로 인간에게 접근해 주신 말씀이다. 이와 같이 보배로운 세계에 발을 딛고 서서 곡괭이를 들고 금광을 캐고 있다. 천금같은 말씀에 예쁜 리본을 달고 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속성을 찾아 구슬 꿰듯 꿰고 있음에랴!

 

  말씀을 문학에 담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수수께끼와 같은 숨은 진리까지 찾는 복음 시역자로서 이인미 시인은 두 팔 두 다리를 다 걷어 부치고 이 일에 정진하고 있다. 그만큼 이 시인 자신의 시간을 살지 않고 그 분의 시간을 살아감에 모든 것을 바치고 있다고 보아야 하리라. 그러면서 그 분에게 받는 힘, 그 분이 주시는 생명, 기쁨, 감사, 은혜, 사랑, 구원의 능력을 체험하고 있는 것이다. 

 

  이인미 시인의 제3시집에 실린 작품과 시마다 연관을 지어놓은 성구를 읽는 동안 독자도 은혜의 바다 물결 위에 떠 반짝이는 나뭇잎, 그런 나뭇잎 중에도 은혜의 물이 든 붉은 단풍잎이 되어 물결에 따라 찰랑댈 것이다. 이것은 이 시인이 독자를 은혜의 바다 속으로 불러들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을 감동시키는 일처럼 아름다운 일은 세상에 다시없는 성싶다. 글자 하나 행간 한군데 세상 물에 젖지 않고 문장부호 하나 하나에 이르기까지 신앙의 승화로 이루어낸 은혜의 비늘들, 그 비늘로 지은 옷을 입은 이 시인이 손짓하는 곳에 반드시 우리가 만나고 싶어하는 그분이 서 계신다. 

 

  이토록 승화된 신앙정서를 놓고 문학적 가치나 표현의 기술이나 그 외 어떤 원론 따위를 말한다는 것은 오히려 어울릴 성싶지 않다는 생각이 앞선다.

  빨래를 물에 헹구듯, 시인을 의미와 정서의 물살에 헹구어서 비틀 수 있을 때까지 비틀어 꽉 쥐어 짜내면 거기서 시인의 물이 떨어진다. 기쁨의 물, 슬픔의 물, 은혜의 물, 감사의 물 이 제 가닥을 잡아 삶의 강을 이루어 흘러간다.

 

  이 시집은 이 시인의 영과 육을 짜낸 이채로운 강물이다. 더없이 깨끗하다. 자신을 내세우지도 않는다. 겸손하다. 진실하다. 그러므로 찬양, 감사, 기쁨, 은혜, 사랑의 물살로 반짝이며 넘실대고 있다.

 

  시는 글로 나타난 노래이다. 울고 싶을 때 울고, 웃고 싶을 때 웃는 인간 심령의 자연이다. 산의 나무같이, 들의 꽃, 초원의 풀처럼 하나같이 하늘을 향하고 있다. 구김이 없다. 숨김이 없다. 꾀임에 비틀림도 없다. 풍성한 모습으로 쪽 곧게 서서 하늘을 머리에 이고 있을 뿐이다.

 

  이 무성한 시의 숲에 누워 상처 난 마음을 어루만지며 하늘을 올려다보면, 거기

 

      눈물 옷을 벗고
      당신의 사랑으로
      씻어 헹군 영혼

  

      포도주 빛 보혈에 살짝
      담갔다가

     

      햇빛에 내다 널면                     
      뜨는 나라
                        -'무지개' 전문
가  눈에 어린다.

 

   당신만큼
   젖은 수건으로도
   깃발이 되게 하는 이는 없습니다
                        -'오직 당신입니다'의 제2연

 

   生의 묵은 잎들을 떨구시고
   연두 빛 새 순 같은 떨림으로
   당신만을 사모하게 하소서
                        -'물 오른 한 그루 성령의 나무로'의 제3연

 

  믿음으로 거듭나는 순간에  우러나는 간절한 소망이 절절하다. 전자는 하나님의 절대 능력과 주권을 믿는 믿음의 시적 승화이며, 후자는 "내 속에 깨끗한 마음을 창조하여주시고"의 진심 어린 기도가 연두 빛 새 순 같은 떨림으로 감정이입되어 당신을 사모하기에 이른 아름다움의 극치이다.    
 
  이와 같은 신앙심이 착색된 시는 이 시집의 실린 작품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시간을 문밖에 두고
  당신의 발 앞에 앉아
  나의 전 존재
  당신으로만 가득 채우고 싶습니다

  버릴 것을 버리고
  가질 것은  가지니
  당신만을 바라는
  내 마음을 손질해 주십시오

  그 유대인 여자에게 주셨던 눈빛으로
  내게 비춰주십시오
  비늘이 다 벗겨진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하늘과 땅의 간격이 나를 비웃어도
  십자가가 아무도 알아듣지 못했던
  사랑의 언어였던 것처럼 

  그윽히 말씀하시는
  하늘의 비밀을 알아듣고 싶습니다

 

  이 시는 바로 이인미 시인 자신의 모습이며, 이인미 시인의 영적 하늘에 떠 있는 고운 무지개이다. 자신을 속속들이 내 비친 고백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시간에
  나의 시간 살포시 포개어 놓으면
  날아오르는 새 한 마리

  밤새
  파득이다
  파득이다
  날개가 자라버려

  저 벼랑 끝에 이르게 되더라도

  잠시만 기다려라
  이쁜 비둘기야
                      -아가雅歌 2. 전문

 

  아가는 성경 중에서도 극히 아름다운 노래로 나타나 있다. 이 아름다운 순수에 뛰어들어 생명창조의 미적 가치발현을 하고 있다. 주님과 내가 합일되어 이루어 내는 곱고 �슈한 생명! 그것은 한 마리 새로 형상화시킨 생명 약동의 감동이 이채롭다.

 

   당신의 마음을 만지면
   일렁이는 강물

   거기 팔딱 팔딱 배 뒤집으며
   차 오르는
   저 은빛 피라미 떼

   나는 당신의 강에서 종일
   헤엄치다
   헤엄치다

   싱싱해진 심장
   가지런히
   이생의 강둑에 벗어 놓고 싶어
                                             -아가雅歌 3. 전문

 

  당신의 마음을 만지면/일렁이는 강물 속에 팔딱 팔딱 차 오르는 은빛 피라미 떼와 함께 그 은혜의 강물에서 헤엄치는 시인의 삶, 여기서 싱싱해진 심장, 이것 모두를 이생의 강둑에 벗어 놓으려는 성숙한 모습이 신앙적 차원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깊은 산 속, 전망 좋은 수련장 속속히 들어서며
  키가 작아진 어느 예배당
  낡은 그랜드 피아노 앞에서
  강가의 노을 타는 냄새를 맡는다
                      -'낡은 그랜드 피아노'의 제2연 

 

   낡은 그랜드 피아노 앞에서 강가의 노을 냄새를 맡는 시인의 섬세한 감각이야말로 은혜의 세계를 후각으로 불러들여 독자의 가슴에 훈훈한 서정을 더해두고 있다.
  
   그대가 그리던 눈물 없는 나라
   사랑과 기쁨이 음식인 아름다운 축제에
   우리 함께 가요

   들리시나요? 그대의 이름을 부르시는
   우리 님의 소리가,
   밖이 추워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가고싶을 것이다. 눈물 없는 나라에. 추운 현실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상향으로 초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인생들을 그 곳으로 안내하는 일이 이인미 시인의 소망이다.

 

  아직도 이인미 시인의 시에 대하여 다 말하지 못하였다. 할 말은 얼마든지 남아 있다. 하나님께 대한 경외심과 인류를 향한 사랑은 꺼질 줄을 모른다. 솔직히 말하면 이인미 시인을 시인이라고 부르기보다는 시를 통한 복음사역자라고 불러야 마땅하리라. 세상의 언어 속에 하나님의 말씀을 담아내는 그 솜씨에 큰 박수를 보내며 기쁜 마음으로 발문에 갈음하는 바이다. (이인미 제3시집 '복음꽃씨 날리는 바람이 되어' 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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