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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산문 3.1 정신의 교훈

2016.12.13 05:29

최선호 조회 수:9

 

 

3.1 정신의 교훈

 

 

 

  매 맞고 잡히고 갇히고 밟히고 죽임까지 당하면서 자유와 독립을 외치던 날이 바로 오늘이다. 그래서 3월 1일의 하늘엔 피눈물이 맺혀있다. 아직도 잠들지 못하는 절규가 있고 목울음 섞인 만세소리가 배어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저마다 태극기를 들고 전국 방방곡곡 면면촌촌에서 뛰어나와 민족정기의 봉화를 높이높이 들었다. 남들이 미처 하지 못한 일을 우리는 해냈다. 자유와 독립을 위해 죽어갔고, 민족을 살리려 국민된 도리를 다 하느라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놓았다.


  당시, 136만여 명의 동포가 동원된 거족적인 기미년 대한 독립운동은 오른 뺨을 치면 왼뺨도 돌려댈망정 오로지 자유와 독립을 쟁취하겠다는 일념뿐이었다. 조금도 주저 없이 나섰다. 학살, 투옥, 멸시, 사살 등, 강압적 진압에도 굴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제의 총칼 앞에 우리의 무저항적 투쟁은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역사는 깨어있어 우리 민족의 숭고한 정신과 일제의 잔악무도한 만행을 그대로 묻어두지 않고 나란히 세계 만방에 호소하기 시작했다.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수년 동안 뼈아픈 국난을 겪으면서 우리 민족 통성으로 외친 말이 있다.


  "아는 것이 힘 배워야 산다."고.
  고난을 겪는 자는 순수하게 마련이다. 그 순수한 바닥에서 발견해 낸 것은 총이나 칼이 아닌 '배우지 못한 한'이었다. 그래서 국치의 변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진단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우리 민족 나름대로 민립(民立)대학 설립운동, 사립학교 증설, 신문사, 잡지사 및 여러 단체들을 속속 조직, 계몽의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실력 있는 민족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참을 수 없는 식민지 정책의 굴욕과 분노로부터 벗어나려고 했지만 힘이 없었다. 배우지 못해 약해 빠진 채로 어찌 할래야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일제는 우리를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았다. 오히려 주권과 자유는 물론, 우리 고유의 민족문화까지 말살하려 들었다. 지금도 그들은 호시탐탐 우리를 넘보고 있음이 틀림없다. 아직도 우리에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전 분야가 부진하지 않은가! 교육열은 높다지만 그 동안 무얼 배우고 무얼 가르쳤는가?


  오늘 3.1절을 맞으며 다시 우리의 처지를 살펴보자. 더욱 허리끈을 조르고 신 끈을 고쳐 매자. 우리의 힘으로 배우고 우리의 힘으로 가르치자. 사회나 국가에 의존하지 말고 교회가 앞장서자. 굳게 닫힌 교회 교육관이 있으면 새로운 마음으로 문을 활짝 열자. 칠판이 낡았으면 고치고, 고쳐 쓸 수도 없으면 아예 새것으로 바꾸어 달자. 전등이 흐리면 더욱 밝은 것으로 바꾸어 끼우자. 분필을 넉넉히 사다놓고 열 손가락이 닳도록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며 힘껏 가르치자. 연희학당, 이화학당, 배재학당 문을 열 듯, 이민광야에서도 형설의 공을 쌓아보자.


  어려운 것을 배우고 가르치자는 게 아니다. 쉬운 것,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자. 칠판 걸고 불 밝히고 분필로 쓰고 지우며 ㄱ ㄴ ㄷ ㄹ . . . 도 못 가르친단 말인가? 그러는 동안 배우는 이나 가르치는 이 사이에 주님의 이름으로 분명 사랑의 불씨가 지펴지리라.


  가라. 러시아 모스크바, 사할린으로, 남미로 아프리카로 유럽으로… 가서 똑똑한 한국인, 유능한 개척자를 길러내라. 살아 움직이지 않는 민족은 죽은 민족이다. 기초가 없는 민족은 나약한 만족이다. 나만이 아니라 남을 도우며 사는 힘을 기르자면 가르치고 배워야 함이 그 첩경이 아닌가!


  주님은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고.  (1993.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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