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1편

사울이 다윗의 목숨을 노리고 추격하던 때, 다윗이 핍박을 받으면서(삼상18:11;19:10) 지은 시로 추정된다. 다윗과 그의 친구들이 주고받는 대화형식을 택했다. 악인들의 횡포가 극심하여 과연 공의의 하나님께서 살아 계신지 아닌지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다윗의 친구들은 다윗의 목숨을 보존하기 위하여 다윗이 도피하기를 권유하였다. 그러나 다윗은 그런 위기에서 인간의 꾀에 의한 소극적 태도를 취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뜻을 살피는 자세로 위기 극복에 성공하였다.

주제: 하나님께 의지하는 다윗의 믿음.
소재: 다윗이 당하고 있는 위기.
배경: 사울이 다윗의 목숨을 노리고 추격하던 때.
수사: 직유, 은유(상징), 의인, 영탄.
경향: 신뢰, 상징(은유: metaphor).
구성: 대화체.
작자: 다윗(시, 영장으로 한 노래).
핵심어: 여호와.

1 내가 여호와께 피하였거늘
  너희가 내 영혼더러 새같이
  네 산으로 도망하라 함은 어찜인고
2 악인이 활을 당기고 살을 시위에 먹임이여
  마음이 바른 자를 어두운 데서 쏘려 하는도다
3 터가 무너지면 의인이 무엇을 할꼬
4 여호와께서 그 성전에 계시니
  여호와의 보좌는 하늘에 있음이여
  그 눈이 인생을 통촉하시고
  그 안목이 저희를 감찰하시도다
5 여호와는 의인을 감찰하시고
  악인과 강포함을 좋아하는 자를
  마음에 미워하시도다
6 악인에게 그물을 내려 치시리니
  불과 유황과 태우는 바람이
  저희 잔의 소득이 되리로다
7 여호와는 의로우사 의로운 일을 좋아하시나니
  정직한 자는 그 얼굴을 뵈오리로다

1절: 다윗의 친구들이 다윗의 위기를 염려하여 "새같이 네 산으로 도망하라"고 충고한데 대하여, 다윗은 이해할 수 없다(친구들의 의견이 오히려 미련하다)고 반문하고 있다. 왜냐하면 다윗은 가장 안전한 여호와께 피하여(안겨) 있기 때문이다. 친구들은 다윗에게 "새같이 네 산으로 도망하라"는 말을 했지만, 다윗은 그들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 영혼더러"라는 표현을 했다. 극히 신앙적 영적인 감동이 감돌고 있다.
"새같이"는 직유이다. "산(山)"은 상징어이다. 가장 안전한 피난처임을 상징하고 있다. 이런 산 속으로 새같이 날쌔게 피해 버리면 얼마나 안전하겠는가! 그래도 다윗은 그와 같은 소극적인 길을 택하지 않았다.
2절: 그러나 다윗의 친구들은 겁이 많아서 다윗이 피하기를 계속 권유하고 있다.  
마음이 바른 자(다윗)를 악인이 암살(어두운데서)하려 한다면서 "악인이 활을 당기고 살을 시위에 먹임이여… 어두운 데서 쏘려 하는도다"라며 도망가기를 재촉하고 있다. 은유(상징)와 영탄(강조효과)이 사용되었다.
"마음이 바른 자"는 7절에 "정직한 자"인데, 이는 곧 다윗을 뜻한다. 그러므로 주제절인 7절과 같이 하나님을 뵙게 된다고 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속성은 의로우시기 때문이다.     
3절: "터: (히)핫솨토드"는 상징어로써 공적인 정의의 법률과 규율을 의미한 말이다(사3:1;19:10;갈2:9;삼상2:8;겔30:4). 다윗이 정당(정직)한 자리(정의, 법률, 규율)를 떠난다면 어떻게 의인(다윗의 위치) 노릇을 할 수 있겠느냐는 절규이다. 사람 편에서는 이 터를 무너지는 대상으로 볼 수 있겠지만, 이 터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므로 무너지지 않는 진리의 영역이다.
4절: 여호와께서 계시는 성전이야말로 여호와의 보좌임으로 다윗의 영혼도 이런 터(여호와께서 계시는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눈"과 "안목"은 하나님을 의인화(신인동형)한 표현이다.
5절: 여호와의 속성을 나타낸다(의인을 감찰하시고 악인을 미워하심).
6절: 5절에 나타난 대로 "악인과 강포함을 좋아하는 자를 마음에 미워하시는" 하나님의 섭리가 구체화 되어있다. "그물", "불", "유황", "바람", "잔"은 여호와의 능력을 다양하게 묘사하는 보조관념의 은유(상징)어들이다.
7절: 11편의 주제절로 여호와의 속성(의로우심)과 다윗의 속성(정직)이 만나는 절정이다. 우리도 인간의 생각을 떠나서 하나님의 생각을 따라 살면 하나님을 만나는 비밀을 알게 된다. "얼굴"은 하나님을 의인화(신인동형)하여 친밀감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