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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백성사 2006년 겨울-

창문을 연다.
누군가를 부른다.
무선의 길을 타고 내게와 닿는 것들
시끄럽고 너무 많은 울긋불긋한 것들

왜 더 고귀한 창은 열리지 않고
당신은 오시지 않는 걸까.

창문을 연다.
당신을 부른다.
힘겹게 열린 창틈으로
길 아닌 길을 타고 내게와 닿는 당신

나를 식히소서.
봄에서 가을까지 바람과 꽃에도 할퀴던
내 생은
겨울, 쇳물처럼 끓어오른다.

수없이 난도질한 미움의 도마 위에
버젓이 누워 미소를 머금는
사람 혹은 그것들
당신은 그들보다 나를 용서해야만 한다.
빈손만 내리친 자리
핏자국은 나의 것이었다.

더 깊이 접신해야만 벗어날 수 있으랴.
껍질 다 벗은 벌건 속살
찬바람 속에 놓아두고
그것이 내 몫이라 하심,
내 피가 더 끓어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끝내 내가 당신이 되어야만
벗어날 수 있는 것들
있는 듯 없는 듯한 당신과의 접속에
오늘도
내 온 생을 내어놓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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