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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이 벗겨진 하얀 속살
그 둥근 몸을 도마에 놓고
사각사각 잘라낸다.
토막난 그것을 잘게 다지며
주르르 흘러내리는 눈물

찬밥 한덩이가 볶아지기를 기다리는
키 큰 아들은 무심히 어미의 눈물을 바라본다.
양파 때문이라고
양파를 다지면 그렇게 눈물이 나는 거라고

너는 모른다.
이 눈물의 의미를....
울 것이 많은 세상에서
꾹꾹 눌러온 슬픔
핑계삼아 이렇게 쏟아지는 것을

껍질이 벗겨진 네 어미의 하얀 속살
때로는 세상의 도마에서
토막나고 다져지며
날카로운 칼날에 난도질 당한다는 것을

결국은 기름에 볶아진 밥알 사이에서
네 입속에 씹혀지는 양파의 순종처럼
나도 흔적 없는 조각이 되어
세상에 먹힌 일이 많다는 것을

너도 언젠가는 알고야 말 이 아픈 세상사
미리 말해 무엇하리.
홀로 흘리는 어미의 눈물
단지 매운 양파 때문이라며
김이 나는 볶음밥 한 접시 무심히 받아드는 너

너는 이 눈물의 의미를 모른다.


⊙ 발표일자 : 2001년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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