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수 시인作 / 낙서

2004.11.21 06:22

박경숙 조회 수:302 추천:22



落 書

       김 어수

찢어진 그 세월이
안개처럼 피는 저녁

한결 아쉬움이
餘白에 얼룩지고

다 낡은 조각 종이에
그이 이름 써보다.

말이나 할것처럼
산은 앞에 다가서고

五月 긴 나절에
번저 드는 메아리를

공연히 턱 괴고 앉아
그저기는 내 마음.

그립고 하 허전해
내 그림자 꼬집다가

불현듯 잔디밭에
먼 구름을 흘겨보고

쓰면서 나도 모르는
그 글자를 또 쓰오.

이 시조는 선생이 노산문학상 시조부분 수상을 한 작품이다. 노산문학회에서 발행하는 얼,말,글에 실렸던 작품이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반부 노산문학회에서 주최하는 백일장 본선 참가를 하기위해 1982년쯤인가 부터 시조를 공부하는 습작생이였던 기억이 난다. 그때 대회 참가자에게 나누어 주는 노산문학회 얼,말,글이라는 책을 받고 우리 글에 대한 애착을 갖고 공부하던 시기였다. 김어수 선생님은 편지에 꼬박꼬박 어린 나에게 임영석군에게 라는 존칭을 붙여주며 답장을 보내준 글을 나는 잊지 못한다. 당시 내 나이 22살이였다 이 낙서라는 시조를 읽을 때 마다 선생께서 당부한 "인생은 투쟁하는 者의 것이다"라는 글을 떠올리게 되여 나는 자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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