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찬 시인作/촛불
2004.11.21 06:27
촛 불
황 금찬
촛불!
심지에 불을 붙이면
그 때부터 종말을 향해
출발하는 것이다.
어두움을 밀어내는
그 연약한 저항
누구의 정신을 배운
조용한 희생일까.
존재할 때
이미 마련되어 있는
시간의 극한을
모르고 있어
운명이다.
한정된 시간을
불태워 가도
슬퍼하지 않고
순간을 꽃으로 향유하며
춤추는 촛불.
사람이 사람으로 살면서 촛불처럼 남을 밝혀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산다면 그 사람을 우리는 聖者라 한다 인생이라는 한정된 시간에
대비하여 이 시를 읽으면 참 좋은 교과서 같은 시가 되여준다 자신을
태워 연약한 힘이나마 주워진 운명을 거부하지 않고 속으로 울며
밖으로는 불꽃을 통해 어둠을 밝혀주는 상징적 의미로 우리로 촛불을
말한다 이 시도 그러한 맥락에서 자기 자신의 희생을 통한 끝없는
아름다움을 말해주는 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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