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강 시인作/ 가던 길 멈추고
2004.11.21 06:13
가던 길 멈추고
김해강
골짝을 예는
바람결처럼
세월은 덧없어
가신 지 이미 천 년.
한(恨)은 길건만
인생은 짧아
큰 슬픔도 지내나니
한 줌 흙이러뇨.
잎 지고
비 뿌리는 저녁
마음 없는 산새의
울음만 가슴 아파
천고(千古)에 씻지 못할 한
어느 곳에 멈추신고.
나그네의 어지러운 발끝에
찬 이슬만 채어.
조각 구름은 때없이 오락가락하는데
옷소매를 스치는
한 떨기 바람.
가던 길
멈추고 서서
막대 짚고
고요히 머리 숙이다.
요즘 나는 사람이 사는 방법의 차이와 가치가 어디에서 찾아지는 가를 생각
한다 자연에서 얻고 듣고 배우는 그런 일상에서 완성되여지는 성장이 아니다
보니 자연을 보고 느끼는 그런 감정의 퇴보를 확연히 느낀다. 또한 아무리 좋은
詩나 글보다는 얼마나 재미 있고 지루하지 않는가?라는데 더 치중하며 생활
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잘 못 되였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살아가는 데 있어
자연 속에 나를 발견하고 내 생의 걸음을 확인하는 그런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이 詩는 바로 그런 감정을 갖게 하는 시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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