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인부부 / 안상학 시인

2006.02.16 11:12

박경숙 조회 수:716 추천:72

       맹인부부                              안상학 길을 보지 못하는 그들이 길을 묻는다. 침술원이 어디냐고 길을 보지 못하는 그들에게 저기 있어요. 손으로 가리키다가 말문이 막힌다. 소매를 잡고 길을 간다. 횡단보도 앞에 서서 눈을 감아본다. 두 눈 멀쩡히 뜨고 살면서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엄살떤 적 있었던가. 침술원 문을 열고 들어서니 캄캄하다. 귀를 쫑긋 세우는 맹인 침술사 불도 켜지 않은 채 맹인부부의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눈다. 거리로 나서는 순간 눈앞이 캄캄하다. 햇살이 더 어둡다.  




노래-송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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