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 / 박재삼 시인

2006.06.02 08:06

박경숙 조회 수:564 추천:55


신록新綠을 보며


 


박재삼


 


나는 무엇을 잘못했는가.


 


바닷가에서 자라


꽃게를 잡아 함부로 다리를 분질렀던 것,


생선을 낚아 회를 쳐 먹었던 것,


햇빛에 반짝이던 물꽃 무늬 물살을 마구 헤엄쳤던 것,


이런 것이 일시日時에 수런거리며 밑도끝도없이 대들어 오누나.


 


또한 이를 달래 창자 밑에서 일어나는 미풍微風


가볍고 연한 현기증을 이기지 못하누나.


 


아, 나는 무엇을 이길 수가 있는가.


 


박재삼 지음"박재삼 시집"[범우문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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