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가게 앞에서 / 박재삼 시인
2006.06.28 06:57
과일가게 앞에서 / 박재삼 사랑하는 사람아, 네 맑은 눈 고운 볼을 나는 오래 볼 수가 없다. 한정없이 말을 자꾸 걸어오는 그 수다를 나는 당할 수가 없다. 나이 들면 부끄러운 것, 네 살냄새에 홀려 살연애戀愛나 생각하는 그 죄를 그대로 지고 갈 수가 없다. 저 수박덩이처럼 그냥은 둥글 도리가 없고 저 참외처럼 그냥은 달콤한 도리가 없는, 이 복잡하고도 아픈 짐을 사랑하는 사람아 나는 여기 부려놓고 갈까 한다. 박재삼 시집[범우문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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